일본 중앙은행마저… 불신의 늪에 빠진 ‘포워드 가이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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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이어진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과 긴축 흐름 속에서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중앙은행을 향한 시장 신뢰에 흠집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전날 내린 정책 결정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신뢰가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블룸버그> 는 "이번 결정이 일본은행의 신뢰성에 타격을 줬다"며 "중앙은행의 소통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구로다 총재와 그 후임자의 노력이 더 복잡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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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이어진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과 긴축 흐름 속에서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중앙은행을 향한 시장 신뢰에 흠집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전날 내린 정책 결정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신뢰가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전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동안 고수했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전 세계적인 긴축 정책 기조 가운데서도 일본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장기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단 폭을 제한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택해왔다. 일본은행은 20일 이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기준금리는 유지했지만, 사실상의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이 2013년부터 이어온 ‘아베노믹스’라 불리는 완화정책을 언젠가 수정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자리를 지키는 내년 4월까지는 정책 선회가 없을 거라는 게 중론이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이 일본은행의 신뢰성에 타격을 줬다”며 “중앙은행의 소통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구로다 총재와 그 후임자의 노력이 더 복잡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흔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영란은행)은 10월 정부의 대규모 감세 계획이 촉발한 금융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채권 매입에 나서는 과정에서 매입 종료 시기를 두고 혼선을 빚었다. <블룸버그>는 당시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은행의 신뢰성을 위태롭게 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 ‘입’의 무게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맞서 긴축을 시작하며, 이전만 못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의 종말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유도하려 할 때 “앞으로도 당분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식으로 시장에 미리 신호를 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 예고는 40년만에 덮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잇따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시작되며 무색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 시장 예상보다 더 나간 ‘자이언트 스텝’을 시작했고, 다음 달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슷한 깜짝 결정을 했다. 당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어떤 종류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유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당시 이를 두고 “미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죽였다면, 유럽중앙은행은 관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고 평가했다.
경기 상황을 반영해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안적 소통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결정이 나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픽텟자산운용의 프레드릭 듀크로제 거시경제 조사 책임자는 유럽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폐기한다면 “시장에 자신들의 의도를 전달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정책 효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일부 중앙은행이 지금처럼 예상과 달리 시장이 예상치 못한 깜짝 결정을 이어간다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일 “통화정책 실험은 중앙은행이 경제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지만, 경제 상황이 바뀌면 신뢰성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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