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했던 중국·호주, 외교장관 회담 열고 “6개 분야 대화 합의”

이종섭 기자 2022. 12.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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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1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관계가 악화된 중국과 호주가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6개 분야의 대화에 합의했다. 두 나라 정상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축전을 주고받으며 안정적 관계 발전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1일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과 제6차 외교·전략대화를 갖고 대화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측은 성명에서 “양국 수교 50주년에 즈음해 쌍방은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중·호주 관계가 양국과 지역, 세계에 갖는 중요성을 거듭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정립에 부합하는 양국 관계와 상호존중, 평등·호혜, 이견 관리·통제에 동의했다”며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양자 관계와 경제·무역, 영사 사무, 기후변화, 방위 사무, 지역·국제 문제 등 6개 영역에서 대화와 소통을 시작하거나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두 장관이 1.5트랙(반관반민) 고위급 대화와 재계 최고경영자 라운드테이블, 비즈니스 그룹 상호 방문 등을 포함하는 인문교류 지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 장관은 이날 만남에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왕 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과 호주 관계는 곤란과 좌절을 겪었는데 이는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이며 그 교훈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호주는 역사적 앙금이 없고 근본적인 이해충돌도 없다”며 “상호 필요한 협력 파트너가 돼야 하고 완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웡 장관도 “호주와 중국의 경제·무역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인문교류가 활발하며 국민 간 우정은 유구하다”며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호주·중국 관계는 양국과 지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

같은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양국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축전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나는 중국과 호주 관계의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호주 측과 함께 상호존중, 호혜·공영의 원칙을 견지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동하며 양국과 양국 국민을 지속적으로 복되게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도 “50년 전의 역사적인 (수교) 결정은 호주와 중국 관계 발전의 길을 열고 양국 모두에 성장과 기회를 가져다 줬다”며 “호주는 미래를 내다보며 중국과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축전을 통해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두 나라는 2018년 호주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G 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하고 중국이 와인과 소고기 등 10여 가지 호주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호주가 2020년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를 요구하고 쿼드(Quad)와 파이브아이스(Five eyes), 오커스(AUIKUS) 등을 통해 미국의 대중 압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온 것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이었다. 다만 지난 5월 중도 좌파로 분류되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면서 양국 사이에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났고, 지난달에는 시 주석과 앨버니지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만에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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