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값, 지난해 오른 만큼 떨어졌다
전국의 아파트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서울의 아파트값 누적 하락폭이 지난해 상승폭만큼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11월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705건으로, 역시 ‘거래절벽’이라고 평가됐던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1360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물 위주의 거래만 간간히 이어지면서 호가도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3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73%하락하면서 관련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낙폭을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번주 0.72%하락하면서 2012년 5월 한국부동산원 시세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락세는 지난 5월 말 이후 30주째 이어지고 있다.
12월 집계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올 한 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6.51%로, 지난해 서울 누적 변동률 6.55%에 근접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1만1267건)이 지난해(4만1648건)의 27.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 그대로 ‘오른 만큼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6.55% 올랐는데 올해 6.51% 떨어져
특히 노원·도봉·성북구의 낙폭이 처음으로 1%대를 넘겼다. 노원구는 지난주(-0.98%)에어 이번주 1.34%하락하면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10.94%로 지난해(9.79%) 상승분을 반납했다. 도봉구는 지난주(-0.93%)에 이어 이번주 1.26%하락했으며, 성북구도 지난주(-0.91%)보다 낙폭이 확대되면서 1.03%하락했다.
강남지역은 낙폭이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강남지역 일부 아파트는 오히려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초구 예술의 전당 맞은편에 위치한 나홀로아파트 ‘서초코아’ 전용면적 70㎡(5층)은 지난 21일 8억4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직전 거래(6억2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높은 액수다.
강남(-0.44%)과 서초(-0.27%)의 낙폭은 지난주와 동일했으며, 송파구는 지난주(-0.81%)보다 낙폭이 줄어 -0.75%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연말 및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추가 하락 우려에 따라 매수문의가 급감한 상황”이라며 “매도자 사정에 따른 급매 물건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등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0.81%→-0.96%)와 인천(-1.04%→-1.12%)의 아파트값 역시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 경기, 인천의 하락세에 수도권 아파트값도 0.91% 하락해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대구(-0.83%), 세종(-1.52%) 등 지방 역시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세시장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역대 가장 큰 전셋값 하락폭을 보였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83%)보다 낙폭이 커진 -0.91%를 기록했다. 새학기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 이주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매물 적체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거래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1.08%)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이번주 1.13% 하락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전셋값 역시 각각 1.22%, 1.36% 씩 하락하면서 수도권의 주간 낙폭이 2주 연속 1%대를 이어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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