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재무, 美 IRA에 ‘프렌드쇼어링’ 적용 촉구...“동맹·파트너 배려하라”

전기차 ID. 4가 만들어지고 있는 폴크스바겐 독일 츠비카우 공장. /폴스크바겐 제공

유럽연합(EU)산·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배제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개정을 촉구했다.

린드너 장관은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이 우선적인 무역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며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원칙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렌드쇼어링이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파트너 국가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다.

IRA는 올해 북미(캐나다·멕시코 포함)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61만원)에 이르는 세액공제 방식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향후에는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등 추가 조건도 충족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당장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과 EU 등이 반발해왔다. 한국과 EU 등은 캐나다·멕시코와 같은 수준의 대우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린드너 장관은 앞서 “미국은 우리의 가치 협력국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IRA로 인해 양측 간 무역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통상외교를 강조하면서 “내 비전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이며, 미국과 EU 간 무역관계 개선이 이를 위한 첫 번째 조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하다”면서 “최소한 우리는 공평한 경쟁 조건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EU 국가들의 IRA 상 참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법 개정 방법 등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실제 차기 의회에서 미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법 개정에 협조할 가능성이 작고, 상원에서도 전기차 보조금 조항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민주당의 조 맨친 의원이 개정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의 IRA 관련 분야 장관들은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IRA와 관련한 자국 이해를 대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