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트로피 내다 팔지마” 게리 플레이어, 아들과 손자 고소

이태권 2022. 12. 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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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태권 기자]

"내 트로피 팔지마"

남아공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87)가 아들과 손자를 고소했다.

미국 골프위크는 12월 22일(이하 한국시간) "게리 플레이어가 자신의 우승 트로피와 클럽, 기념품 등을 자신에게 도로 갖다놔야한다는 합의와 다르게 자꾸 내다파려는 아들과 손자를 고소했다"고 전했다.

남아공의 골프 전설로 꼽히는 게리 플레이어는 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를 한 차례씩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포함 메이저 대회에서만 9번 우승을 거뒀고 시니어 무대 우승까지 포함하면 프로 통산 160승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당연스럽게 플레이어의 우승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받은 기념품 역시 차고 넘칠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피땀흘려 들어올린 트로피가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 안 보인 모양이다. 플레이어의 아들인 마크 플레이어는 플레이어가 팔기를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974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트로피를 52만 3483달러(약 6억 7000만원)에 팔았고 남아공 오픈 트로피는 4만 8481달러(약 6200만원)에, 1965년 US오픈에서 플레이어가 쓰던 아이언 세트를 1만 7947달러(약 2300만원), 52회째 마스터스에서 신었던 신발을 1171달러(약 150만원)에 각각 판매했다.

그의 손자 다미안 플레이어 역시 거액을 받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보관 시설에 있는 플레이어의 롤렉스 시계 기념품을 판매하는 것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플레이어는 지난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플로리다 팜비치 지방법원에 그의 아들 마크 플레이어와 손자 대미언 플레이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게리 플레이어의 변호사에 따르면 소송은 지난 2019년 플레이어가 그간 아들과 사업적으로 관계를 끊으면서 불거진 부자간의 다툼이 수년간 끝나지 않자 마지못한 게리 플레이어의 결심으로 이루어졌다.

플레이어 부자(父子)간의 소송은 지난 2020년 플레이어의 초상권을 놓고 한 차례 이미 있었다. 게리 플레이어의 아들은 지난 2019년까지 20년 가까이 아버지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이에 게리 플레이어는 그의 상표와 로고 초상권 등을 아들이 운영하는 게리 플레이어 그룹에 넘겼지만 계약상의 이견이 생겨 법정 다툼까지 갔다. 당시 소송에서는 게리 플레이어가 승리해 초상권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받았고 이후 게리 플레이어는 아들에게 준 권리를 철회하는 타협안을 맺었다.

하지만 아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의지에 반한 채 영향력을 행사하려하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아들은 지난 8월에도 한 차례 1959년 플레이어가 사용하던 퍼터와 1968년 월드매치플레이 트로피, 1965년 US오픈 당시 쓰던 골프채들과 1988년 벨기에 클래식 크리스탈 트로피 등을 경매에 내놨다.

이에 게리 플레이어는 지난 8월 자신의 SNS를 통해 "전 매니저였던 아들이 내 허락없이 트로피와 기념품을 경매에 넘겼다며 이들에 대한 소유권은 나한테 있고 나는 이를 되찾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성명을 냈고 아들 마크의 변호사는 마크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마크에 따르면 해당 기념품과 트로피는 게리 플레이어가 마크에게 수여한 것으로 수십년간 마크의 소유였다"고 SNS상에서 언쟁을 벌인 바 있다.

게리의 변호사는 "수년간의 논쟁을 피하고 게리 플레이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송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송 안건에는 마크 플레이어가 소셜 미디어 계정과 아버지의 이름을 딴 Gary Player.com의 도메인을 게리 플레이어에 넘기지 않은 것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플레이어의 변호를 담당하는 대런 하이트너 변호사는 "소송이 초기 단계이지만 게리 플레이어의 주장에 대응을 하자면 당시 재산권은 게리 플레이어가 아닌 신탁 소유였기때문에 합의안이 유효하지 않다" 는 입장이다.

한편 소송으로 얼룩진 트로피에 게리 플레이어만 씁쓸하게 됐다. 그 역시 지난 2003년 기념품 300점을 경매에 올려 자금을 마련한 적이 있었으나 이는 자국 남아공의 450명의 불우 아동에게 교육을 시킬 블레어 아톨 학교 설립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한편 자신의 사후 3남 3녀 자녀들의 재산 다툼을 막기 위한 가족 신탁 기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생전에 아들에 이어 손자와도 법정 싸움을 불사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료사진=게리 플레이어)

뉴스엔 이태권 agony@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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