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와 스킨십 넓히는 尹대통령…미래세대 국정동력 확보
노동·교육 등 정책 개혁 드라이브…총선 '외연 확장' 해석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30 세대와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집권 2년 차인 2023년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의 원년(元年)으로 천명하고, 직접적 정책 수요자인 2030세대와 이공계 장학생들을 만나 노동 개혁과 미래산업을 강조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과학 영재들과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에는 지난해 선발된 대통령과학장학생(대학생) 140명과 분야별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중·고등학생) 44명 등 23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금메달이 나온 후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대거 배출됐고, 한국 축구팀이 10년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 점을 언급하며 "어떤 사람이 저한테 '우리나라에 노벨상이 언제쯤 나올 것 같으냐'고 묻길래, 저는 '나올 때가 됐는데 한 번 나오면 이제 쏟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이제 우리의 과학 수준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강한 경제력과 방위력을 가졌느냐, 그 나라가 얼마나 학문적·문화적으로 높은 수준의 격을 유지하느냐, 이런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그 나라의 수준은 정확히 그 나라의 과학 수준과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미래 과학 산업 발전과 인재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조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지 청년 200여명과 만나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과제 중 노동 개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청년 인턴 제도'를 활용해 2030세대의 국정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3대 개혁 중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은 노동 개혁"이라며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면서 노동을 존중하는 노동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또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불공정 논란이 일었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언급하자 공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공적인 업무를 해나가는 데 있어 청년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우리가 수용하고, 청년들이 국가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청년 인턴 제도 확대를 통한 2030세대의 국정 참여도 거듭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2030세대 및 청소년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배경에는 '미래세대 육성'에 주안점을 둔 국정 철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 경기 위축과 성장률 둔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 미래산업 전략 투자를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전날(21일)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합리적 보상체계, 노노 간 착취적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노조 수요에 기반한 변화에 따라서 노동제도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노동개혁의 최우선 추진을 재차 언급했다.
또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미래 전략산업 투자와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우주항공과 인공지능(AI) 같은 핵심 전략 기술과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법인세 인하 등 세제 인센티브 확대와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청년 스킨십' 행보에는 차기 총선을 염두한 정무적 고려가 녹아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하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면 2024년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세로 전환해 40%대를 회복했지만, 2030세대 지지율은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성인남녀 2509명을 설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7%포인트(p) 오른 41.1%를 기록했다. 핵심 지지 기반인 60대와 70대는 긍정 평가가 각각 51.1%, 61.9%로 과반이었지만, 20대는 36.5%, 30대는 35.7%로 비교적 낮았다.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스킨십이 정부·여당에 대한 2030세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경선 룰을 '당원투표 100%'로 바꾼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외연 확장 행보가 청년층과 중도층의 이탈 가능성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년 스킨십'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캠프 소속 청년들을 만나 "제가 정부를 맡으면 '30대 장관'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하는 분이 계시는데, (30대 청년이라도) 장관을 할 사람이라면 해야 한다"고 청년 세대의 국정 참여를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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