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식물 플랑크톤, 기후변화 막는 방어막

이영애 기자 2022. 12. 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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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식물 플랑크톤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따뜻해져도 환경에 잘 적응해 충분한 유기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은영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영양염 고갈이 가장 큰 아열대 해역에서는 생산성이 기존 예측 값과 최대 200%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높아지면 바다는 대기로부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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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식물 플랑크톤(사진)은 수온이 높아져도 환경에 잘 적응해 유기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BS 제공

바다 식물 플랑크톤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따뜻해져도 환경에 잘 적응해 충분한 유기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막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팀이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 환경이 변해도 바다 식물 플랑크톤의 유기탄소 생산량은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2월 22일자에 발표했다.

식물 플랑크톤은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체 중 하나다. 햇빛이 닿는 바다 표층에 서식하며 광합성을 통해 바다 생물의 먹이인 유기탄소를 합성하고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만든다.

지구온난화는 해양의 심층부보다 표층부 바닷물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표층수의 온도가 올라가면 밀도가 가벼워지며 심층부와 층이 분리되는 '성층화'가 일어난다. 식물 플랑크톤은 영양염과 이산화탄소를 광합성에 이용하는데 해양이 성층화되면 심층부에 풍부한 영양염이 표층부로 도달하기 어렵게 된다. 지구온난화가 식물 플랑크톤의 먹이를 줄인다는 의미다.

이전의 연구를 통해 표층부에 영양염이 고갈되면 식물 플랑크톤의 생산성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북태평양 해양과학기지 관측자료와 슈퍼컴퓨터 기반 기후 시뮬레이션을 종합한 결과 표층부 수온이 상승해도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식물 플랑크톤이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와이 해양 시계열 관측(HO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30년간 수집된 식물 플랑크톤의 자료에 따르면 표층 영양염이 고갈된 시기에도 식물 플랑크톤의 생산성은 일정하게 유지됐다. 열악한 조건에서는 식물 플랑크톤이 인(P) 대신 황(S)을 광합성에 사용하며 영양염 부족 환경에 적응하는 영양 흡수 조절 능력 덕분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칼 미국 하와이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진대사 전략을 바꾸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인을 필요로 하는 식물 플랑크톤 종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플랑크톤 종 변화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머만 단장팀이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로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 2100년까지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전지구적으로 8%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반영해 보니 2100년까지 플랑크톤 생산성은 전지구적으로 약 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권은영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영양염 고갈이 가장 큰 아열대 해역에서는 생산성이 기존 예측 값과 최대 200%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높아지면 바다는 대기로부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팀머만 단장은 "해양생물의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식물 플랑크톤이 수온 상승과 해양 산성화를 포함한 여러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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