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관치금융 뻔뻔해···‘민간중심 경제’ 거짓인가”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대해 노골적인 발언을 거듭하자 금융노동자들이 “당혹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은행장 선임에 있어 ‘관치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이례적으로 제청설을 인정했다”라며 “이쯤 되면 그냥 관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책임’과 ‘낙하산’ 부작용 때문에 사회적으로 금기된 관치를 강행하려는 뻔뻔함에 분노가 치민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당국은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기업은행장 인사와 관련해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여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연임이 유력해 보였던 손병환 회장이 물러나고,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있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에 낙점됐다.
금융당국은 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이라면서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하며 손 회장을 다시 한번 압박했다.
금융노조는 “손 회장에 대한 이복현 금감원장의 사퇴 압박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지난달에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더니 21일엔 ‘손 회장에 대한 당국의 중징계 조치는 만장일치였다’고 그 수위를 높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대한 이 같은 ‘관’의 개입이 ‘관치’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금융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 전환’”이라며 “이는 관치와 정확히 대치되는 말”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그러나 정부의 금융정책 대부분, 예컨대 수신금리 경쟁 자제, 은행채 발행 자제,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금융사 CEO 인사 개입 등은 모두 정부 주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단언컨대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정권이 금융사의 자율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관치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정부는 관치금융을 포기하고 자율금융을 추진하라”며 “그것이 그토록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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