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개활동 사진 비약적 증가, 이미지 정치 대폭 강화"
"내년엔 전술·전략적 가치 있는 무기 중심 참관할 듯"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활동 보도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미지 정치'의 강화라는 분석이 22일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김정은 공개활동과 통치전략: 추이·변화·특징'을 주제로 열린 월례토론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활동이 2020년 이후부터는 양적으로 감소했음에도 이를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사진 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횟수는 2020년 55회, 2021년 63회, 2022년 82회였는데 이에 따라 공개된 사진 수는 2020년 427건, 2021년 590건, 2022년 1076건이었다.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이 227회로 가장 많았던 2013년에는 사진 수가 오히려 792건이었던 점에서, 최근 북한 내부의 어떤 새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김 총비서의 공개활종을 보도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실장은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사진은 많을 땐 한 보도 당 14장까지 나왔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공개활동의 사진 수가 보통 건당 1~2장 정도였다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의 특징은 사진과 영상을 통한 이미지 정치의 강화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또 김 총비서 집권 이후 공개활동 자체도 선대 시절에 비해 양적으로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형식과 유형이 다양화됐고 보도 패턴, 이미지 활용 등에서 변화가 생겼다고 짚었다.
김정일 위원장 집권 당시엔 보도된 공개활동이 주로 '현지지도'라는 최고지도자의 가르침이 전달되는 형식이었던 것에 비해 김 총비서 집권 때는 부대시찰, 훈련 연습 지도 및 참관, 각종 회의 지도 및 참석, 방문, 참배, 관람,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형식이 다양화됐다는 것이다.
이 중 김 총비서의 군사부문 공개활동은 2018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다가 올해 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에 나선 뒤 협상이 결렬되자 다시 대외 기조에 변화를 준 것과 맞물린 모습이다.
군사훈련·연습의 참관, 지도 역시 2016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다가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반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다시 주춤한 뒤 올해 다시 증가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무기 참관 및 지도는 핵실험이 있었던 2016~2017년 급격히 증가했다가 남북 간 대화 국면이 펼쳐졌던 2018년엔 0건을 기록했다. 이어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 증가했고, 올해는 선별적으로 참관하는 모습을 보이며 증가세를 나타냈다.
무기별로 보면 김 총비서는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가장 많이 참관했으며 다음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MRBM(준중거리탄도미사일) 순이었다.
홍 실장은 "부대시찰, 훈련·연습 참관, 무기 참관 등 공개활동은 북미 협상, 무기개발계획, 대외정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부터 김 총비서가 현장에서 사람들을 대면하는 공개활동 유형은 대폭 감소했으며 코로나19 이후론 당·정·군 정치회의, 기념사진, 행사 참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9년 사이 연평균 2~5회에 그치던 주요 당·정·군 회의 주재가 2020년 이후 3~8배 증가하기도 했다.
홍 실장은 내년에도 김 총비서가 △당 주요 회의체를 통한 국정을 운용하고 △핵·미사일 활동 중 대내외적 상징성이 높은 무기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참관을 하며 △일반적인 경제활동 지도는 내각총리에게 일임하고 중요 건설 성과 중심으로 현지지도 활동을 하는 패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이 점진적으로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2020~2022년의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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