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진술 신빙성 없어”...양현석 보복협박 1심 무죄(종합)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22일 양현석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 혐의 선고공판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한서희)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고, 피고인(양현석)이 구체적·직접적 해악을 고지해 협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에서 “죄질이 불량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양현석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양현석은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가수 연습생 한서희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재판부는 “보복협박 및 강요죄에는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양현석이 한씨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면 당시 가수 연습생이었던 한씨의 장래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구체적인 협박으로 볼 수 있다. 또 직접적인 발언이 없었더라도 전체적인 상황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협박이라면 혐의가 인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협박이라는 것은 공포심을 일으켜 피해자의 의사결정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만약 행위자가 어떤 대가나 이익을 기대하고 자신의 결정을 바꿨다면 이는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한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현석이 구체적·직접적 해악을 고지해 협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한씨가 최초 언론사 인터뷰 이후 수사 및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변화한 점에 주목, 처음에는 “연예계에서 못 뜨게 하겠다”라고 하다가 점차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등 양현석이 했다는 발언들이 점점 구체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했다고 했다. 또 한씨가 양현석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후에도 YG소속인 빅뱅의 탑에게 마약을 제공한 행위 등을 봤을 때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한씨가 ‘5억원’ 등 구체적인 금액을 발언한 점을 들어 “한씨는 대가를 기대하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씨의 의사결정 자유가 제한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현석이 진술을 번복하게 하려고 한씨를 압박하는 언행은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형사기능을 침해한 것”이라면서도 “이 사건 공소사실인 협박죄와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해자의 의사결정 자유 침해, 공포심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해악고지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증명 되지 않는다”라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비아이는 지난해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비아이 마약 의혹은 한씨가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해 알려졌으며, 양현석 측은 한씨를 만난 적은 있으나 협박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양현석은 최후 진술을 통해 “2019년 한씨의 공익 신고 이후 3년여 간 조사 및 재판에 성실하게 임했다. 1992년 23살의 나이로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한 후, 1996년 YG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후배 가수 양성에 열정을 쏟아왔다. 그런 제가 연예인도 아닌 한씨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간 제가 도덕적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살아왔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로 매사에 각별히 주의하며 살아왔다. 지난 3년은 저에게 멈춘 시간이었지만, 저를 깊이 돌아보는 시간이었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K팝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게 현명한 판단 부탁드린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한서희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수감돼 세 번째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YG 소속 그룹 빅뱅 탑과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 중 필로폰을 투약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세 번째 마약 투약은 두 번째 재판 진행 중에 이뤄졌으며, 한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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