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 수순···대입제도 개편 속도 낸다

성행경 기자 2022. 12. 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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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확정·발표
192학점 체제···2~3학년 내신 절대평가
장상윤 "보완 방안 마련···유예 확정 아냐"
2024년 2월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 확정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되면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오는 2025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던 고교학점제는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적용을 미뤄야 한다는 교육 현장의 지적에 따라 유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새 교육과정 확정으로 당초 일정대로 시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교학점제가 예정대로 2025년부터 도입되면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달라진 교육과정이 반영된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대입제도 개편안을 2024년 2월까지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가 22일 확정·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수업 시수 중심인 초·중학교 교육과정과 달리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고려해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현재 중1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새 교육과정을 적용해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만 교육계에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전면 도입 시점이 2025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평가 체제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교원들의 평가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현장과 학부모의 우려가 있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보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 부총리가 말씀한 것은) 면밀히 검토해서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것이지 도입 시점을 늦추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학점 배당 기준. 자료=교육부

고교학점제 도입시 학생들이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은 192학점이다. 1학점은 50분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각 과목은 학기당 기본 4학점(체육, 예술, 교양은 3학점)으로 배정됐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 이수 학점이 줄어드는 대신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의 학점이 늘어난다. 국어, 영어, 수학 교과의 이수학점을 81학점을 넘어선 안 된다.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는 8학점, 과학은 10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한국사(6학점), 체육, 예술(이상 10학점), 기술·가정, 정보,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이상 16학점)의 필수이수학점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된다.

학생들은 1학년 때까지 기초 소양을 위해 공통국어 1·2, 공통수학 1·2, 공통영어 1·2, 통합사회 1·2, 통합과학 1·2(이상 8학점), 한국사 1·2(6학점), 과학탐구실험 1·2(2학점) 등 공통과목을 듣는다. 2학년부터는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융합선택과목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과 내 혹은 교과 간 주제를 융합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는 융합선택과목이 다양하게 신설된다.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선택과목을 다른 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게 된다.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된 수업도 이수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교 내신은 현행 1∼9등급제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애초 선택과목에만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고1 때 주로 듣는 공통과목은 상대평가인 9등급제를 성취평가와 병기하기로 했으나 최근 고1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1만 상대평가로 할 경우 공통과목 등급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면서 대입제도 개편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고교학점제가 예정대로 도입될 경우 현재 중1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이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2025학년도부터 고1을 시작으로 3개년 간 순차 적용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2024년 2월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선다형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창의·융합 인재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고, 고교학점제로 전환되는 고교 교육과정과도 맞지 않는다고 보고 수능을 폐지하거나 논술·서술형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생·학부모의 대입 예측 가능성과 교육 현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수능 위주의 현행 대입제도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미세 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성행경 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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