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반도체·배터리 경쟁국들 전략적 지원…우리도 맞춤형 정책 절실”

21일 송년 기자간담회
경제 엄중한 상황…“위기관리·맞충형 대책 필요”
반도체 다운사이클 상황 “예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현재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붕괴 상황,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후유증 등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면서 경제 변화의 파고가 커지고 있다”면서 “과거에 쓰던 정책들이 잘 안 맞는 현실에서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반도체와 배터리가 우리의 전략산업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솔직히 경쟁 국가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지원을 하면서 이 문제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고 있다”면서 “옛날처럼 획일적 형태로 접근해서 획일적인 형태의 팔러시를 가져가서 효과가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약간 커스터마이즈가 훨씬 더 되어야 되는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무역과 수출을 위주로 하고 있는 한국에게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아프게 다가오고 있다”며 “올해는 변화의 쇼크를 견디는 체력을 비축하고 거기에 대한 경험과 대책을 마련하는 한 해였다”고 소회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제품을 싸게 잘 만들면 다 팔려나갔던 이야기가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됐다”면서 “각국이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을 하면서 시장이 쪼개지고 사이즈가 줄었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회복을 못하면 결국 경제 성장이 상당히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해법으로 최 회장은 신시장 개척과 위기관리, 맞춤형 경제 정책 등을 꼽았다.

그는 “아프리카, 남미 시장 등 어찌보면 옛날에는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고 별로 이익이 안 남을 것 같다는 형태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따뜻한 형편이 아니다”면서 “옛날처럼 그냥 ‘시장에서 싸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상당한 차별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제는 저희가 (그 나라에) 투자도 해야 되고 어떤 관계를 계속 맺어서 그 사람들이 우리 물건과 시장을 안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런 것을 끌고 나가는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경제 정책과 관련 그는 “내년에는 (급격한 변화에) 낙오되고 새롭게 취약계층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되게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이 임팩트를 최소한으로 막아나갈 형태의 정부의 위기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경제정책이 좀 더 필요하다”면서 “시장이 변한 상황에서 효과가 그만큼 떨어지는 정책들과 관련 맞춤형으로 나가야 되는 경제정책은 무엇인지, 그에 맞는 정책을 주시면 기업하는 사람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전망과 관련 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반도체 시장은 업앤다운이 있어 왔는데, 최근에 보면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짧아졌다”면서 “예전에는 다운에서 업으로 가는 게 3년 정도 걸렸는데 요즘은 1년 단위씩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업계 전체는 전체적으로 안 좋아질 것은 사실이지만 (다운사이클이) 그렇게 오래 걸리리라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새로운 분야에서 필요성이 있으면 이 수요가 다시 올라오지 않겠나 이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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