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값 하락하자, 하청 계약 일방 해지”…공정위 ‘제넨바이오’에 시정 명령

2020년 3월 9일 오전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서울 종로4가의 한 약국 유리창에 공적마스크 매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해당 약국은 오전 11시쯤 마스크 200장이 모두 팔려나갔다. /장련성 기자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을 하는 제넨바이오가 하청 업체에 마스크 포장재 일감을 맡겼다가 마스크 가격이 하락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넨바이오에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다만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하도급대금과 손해액을 지급하고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제넨바이오가 수급사업자에게 마스크 포장재의 제조를 위탁한 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넨바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자 2020년 3월부터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마스크를 주문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0년 8월부터는 수급사업자에게 개별 포장·50장 포장·20장 포장 등 3 종류의 마스크 포장재 제조를 위탁했다.

하지만 마스크 품귀 사태가 벌어졌던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2020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마스크 가격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제넨바이오는 납품기일 및 납품수량이 기재된 발주서를 교부하지 않았음에도 납품을 했다는 이유로 잔여 마스크 포장재 수령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지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였을 뿐 실제로는 마스크 가격이 하락하자 포장재 수령을 거부하고 위탁을 취소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밝혀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목적물의 수령을 거부하거나 제조위탁을 취소한 행위로 하도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제넨바이오는 또 수령한 포장재에 대한 대금 지급 일자를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제넨바이오에게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명령했다”면서 “다만 심의일 전 미지급 하도급대금과 손해액 등을 수급사업자와 합의해 지급하고, 심의 시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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