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쪼개진 글로벌시장 한국에 큰 위기…새 시장 개척해야"
"엑스포 유치 걱정 안 해…반도체 침체 길지 않을 것"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새로운 시장의 개척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이 전쟁과 공급망 문제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에서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런 상황을 '헤어질 결심'으로 비유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입장에서는 안 좋은 뉴스다.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대체 시장을 찾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한 팀이 돼 남들보다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해선 "걱정 안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한국이 한 단계 퀀텀 점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글로벌 시장 쪼개진다"…변화에 적응해야
최 회장은 전날(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이 하나였다가 쪼개지고, 보호무역주의 형태가 강화되고 있다"며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이 끝나 있는 지금의 시장 변화가 우리에게 제일 큰 위기"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단절이 일어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달라진 환경에 한국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더 비싸게 재료를 사야 하고, 팔아야 할 시장이 줄어들 게 됐다고 봤다.
최 회장은 "산업 형태에 따라 다 다르지만, 누가 봐도 지금 시장이 옛날 같지는 않다"며 "제품을 싸게 잘 만들면 다 팔려나갔던 상황이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역과 수출 위주인 한국에는 아픈 부분"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시장이 100에서 90이 되고 70이 됐다면, 우리는 어디선가 다시 끌고 와 100 혹은 110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성장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투자와 관계 구축을 통해 우리 물건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는 안 바뀔 수 없다"며 "그것을 남보다 더 빨리 잘해야지만 계속적인 성장과 안정을 이룰 수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 변화를 해나가는 속도가 얼마만큼 될 것인지가 서로 간의 경쟁"이라며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는 꽤 빠른 속도로 쫓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韓, 위기 통해 체질개선 필요…"반도체 반등할 것"
내년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최 회장은 "전망이 특별히 다르지 않다"면서도 아침 회의 때 나왔던 말이라며 "더 이상 전망은 없다. 전망을 자꾸 하라고 하지 마라. 어차피 다 틀리다"고 말했다.
대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에서 통일성을 갖고 같이 다뤄야 한다"며 "한 몸이 돼서 움직이면 유연하게 잘 대처하는 거고, 박자가 잘 안 맞으면 자꾸 불협화음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통합이) 잘된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우리나라만 통합이 잘 안된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나라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고 언급했다.
경제단체장으로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위기관리'를 꼽았다. 그는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 등 충격을 최소한으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여력이 더 있으면 새로운 경제정책이 좀 더 필요하다"며 "과거에 쓰던 정책들이 잘 안 맞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변한 시장을 어떻게 맞춤으로 들어가야 될지를 정책적으로 더 많이 연구하고 거기에 맞는 정책을 펼치면 기업 하는 사람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 회장은 "25년 전으로 되돌아보면 그때(IMF 시기) 다 죽는다고 난리 쳤지만, 결국 몇 년 후 반등하고 체질 개선도 꽤 많이 했다"며 "지금도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펼치고 기업이 발맞춘다면 훨씬 더 세진 체질 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하를 넘어 차별화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한테는 전략적으로 좋고 미래 경제발전의 안정과 성장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맞춤형 형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와 배터리를 예로 들며 "우리의 전략산업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경쟁 국가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지원을 하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인하기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산업 안전을 강화해 재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재해가 완전히 제로(0)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으로 만들어서 획일적으로 적용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직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많은 기업들은 그게 그런다고 해서 더 좋아졌겠다고 생각하는 건 어려운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위험을 주면 다음에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아예 안 할 수 있다"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안한다면 우리 경제에 좋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업황에 대해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졌다"며 "전체적으로 안 좋아질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부산엑스포 유치, 걱정 안 한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해 최 회장은 "(전략을)말하기 곤란한 면이 있다"면서도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엑스포의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한다"며 "6개월 동안 하드웨어 잘 지어놓고 손님 많이 받아서 장사하고 철거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내부의 글로벌리티,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이 어떤 위상과 형태를 글로벌 소사이어티에 보여줄 것이냐가 하나의 기준으로서 엑스포가 이뤄졌음 좋겠다"고 말했다.
또 "유치를 하려고 하면 각 나라와 접촉이 일어나고 새로운 기회와 이야기가 발굴된다"며 "그래서 엑스포는 지금 당장에도 유치라는 것에 의미가 있고, 2030년에는 글로벌 미래 세대한테 우리가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각도로 볼 때 우리가 사우디보다는 훨씬 더 우월하다"며 "대한민국의 필요성이 훨씬 더 있고 더 잘 먹힐 것이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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