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신청할 것···참사 당일 조치 매우 부적절”
적절한 구조 지시 못해 인명피해 키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최 서장이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 도착한 직후 무전 지휘를 비롯해 인명구조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경찰은 또 최 서장이 인근 소방서 인력까지 동원되는 ‘대응 2단계’를 적절한 시점에 발령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최 서장에 대한 보강 수사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서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특수본에 입건된 상태다. 최 서장은 참사 직후 ‘대응 2단계’를 늦게 발령하고, 현장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구급 처치 등에 필요한 활동을 적절히 지시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10월29일 오후 10시30분부터 현장 지휘권을 선언한 오후 11시8분까지 인명 구조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수본이 현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 서장은 사고 현장에서 계속 무전을 듣거나 가끔 지휘팀장과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에 구조에 필요한 전화통화나 무전 지휘를 전혀 하지 않았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대응 2단계 발령을 내린 것은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2단계 발령이 내려진 오후 11시13분 전에 이미 현장 심각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최 서장이 전혀 규정에 맞는 대응단계 발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특수본은 일례로 오후 11시7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100여명의 사상자가 있다’는 내용이 상황보고서에 기재됐으며, 소방 내부 모바일 메신저에도 그런 내용의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소방서장은 관할지 상황이 심각할 경우 1단계 명령을 건너뛰고 곧장 2단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대응 1단계는 일상적 사고에 발령되는 단계로 관할 소방서 인력만 투입된다. 대응 2단계는 중형 재난으로 분류돼 인근 소방서 인력까지 동원된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 서장이) 적절한 대응단계를 발령하고 (참사 현장에서) 구조 지휘를 했다면 더 많은 분들을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특수본은 사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최 서장의 조치가 부적절했다고 본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현장에서 (소방) 매뉴얼에 따른 응급환자 분류가 이뤄지지 않아서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에 1순위 응급환자가 이송되지 못하고 사망자들이 대거 이송됐다”며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계속 방치돼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종합하면 최 서장의 사고 후 조치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이밖에도 특수본은 최재원 용산구 보건소장이 참사 당일 현장에 왔다가 경찰 제지를 받고 들어가지 못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참사 당시 현장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구청 내부 보고문서에 마치 현장에서 구조 지휘를 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 서장은 (참사 발생 직후) 자택에서 보건소로 바로 갔다가 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갔다”며 “처음부터 현장으로 바로 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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