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부진에…美 마이크론, 직원 5000명 내보낸다

“수요-공급 불일치에 2023년 내내 수익성 부진 전망”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마이크론이 2019년 10월2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데이터센터를 위한 SSD를 선보였다. ⓒ로이터연합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반도체 수요부진을 반영해 내년에 직원 10%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 시각) CNBC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구조 조정 계획에 따라 자발적인 감원과 인력 감축을 결합해 2023년까지 직원 수를 약 1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상여금 지급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의 직원 수는 약 4만8000명 규모에 달한다. 5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내년 1분기 중 구조조정 비용으로 3000만 달러(약 384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메모리 공급에 비해 수요가 현저히 부족해 재고가 늘고 회사가 가격 결정력을 잃게 됐다"며 "수요와 공급의 현격한 불일치로 인해 내년에도 1년 내내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3년 후반에는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크론은 이날 발표한 2023 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다.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은 40억9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41억1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주당순손실도 4센트로, 예상치(1센트)보다 컸다.

회계연도 2분기(12~2월) 실적 전망도 어두웠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매출 38억 달러, 주당순손실 62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인 매출 37억5999만 달러, 주당순손실 30센트에 비해 매출은 높지만 손실이 늘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주요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마이크론이 이같이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며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가 1개월 빠른 마이크론의 실적을 고려했을 때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