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00% 룰 변경에도 변수 산적…2030, 수도권 표심 주목
김기현 안철수 권성동 등 젊은층 공략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뽑기로 전당대회 룰(규칙)을 바꾸지만 선거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론을 파악하기 힘든 배경엔 이준석 당대표 시절 급증한 2030·수도권 표심이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늘어난 20~40대 당원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원 70%, 여론조사 30%인 선거 규칙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고, 결선 투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선거관리준비위원회 구성도 오는 30일 전에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월 1000원 당비'와 이 전 대표의 '오늘은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입니다' 운동 덕분에 급증한 20~40대 당원들이 이번 전당대회 선거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20~40세대 표심은 조직적인 명령체계로 움직이지 않고 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기존 50대 이상과 비교해 예측이 더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사실 1000원씩 3개월 3000원 커피값보다 저렴한 비용만 내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당원 명부도 선거 기간 당협위원장을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1년여 동안 늘어난 당원 수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9만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 약 28만명과 비교해 1년 반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27~28%에서 약 33%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던 50대 이상 비율은 67% 정도로 줄어들었다. 수도권 비중도 29.6%에서 37%로 늘어 영남(40%)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책임당원 숫자가 급증한 데다 세대·지역 분포가 평평해져 전대 룰 변경이 친윤계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80만 당원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들어오신 분인지 지방선거 때 조직적으로 동원되신 분인지 대선 때 들어오신 분인지 지금 저 같은 후보 입장에서는 정말 깜깜이다. 모른다"면서 "결국은 당원들이 얼마나 소신 투표를 할 수 있는 당원들이냐 아니면 조직적으로 오더를 따르는 당원들이냐 그게 (승부를) 결정 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현재까지 뚜렷하게 앞서가는 친윤 주자가 없다는 점도 승부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오히려 윤심(윤 대통령 의중)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의 입지가 부각되고 있다.
뉴시스가 21일 발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선 유승민(이하 직책 생략) 36.9%로 압도적 1위(2위는 나경원 14.0%)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히면 나경원 26.5%, 안철수 15.3%, 유승민 13.6%, 김기현 10.3%, 주호영 9.4%, 황교안 5.3%, 권성동 4.3%, 조경태 1.7%, 윤상현 1.1% 순이었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달라진 당원 구성에 20~40대 당권주자들은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젊은 당원들이 늘어난 만큼 젊은 세대에 좀 더 감각적으로 어젠다를 누가 더 설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젊은층에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에 출연했고, 안 의원은 1분 남짓한 쇼츠 영상을 올리며 MZ 세대 공략에 나섰다. 안 의원은 전날 대구 KBS뉴스에 출연해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 대표가 되려면 중도층 내지는 2030 수도권에서 우리가 표를 많이 얻어야 된다"며 "룰이 어떻게 바뀌든 저는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나 젠더 문제 등 20~40대가 관심 있는 어젠다를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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