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차 핵실험 내년 하반기에 할 수도… 메시지 신뢰도 낮아져"

허고운 기자 2022. 12. 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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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아산정책硏 부연구위원 "실제 核작전 수행능력엔 의문"
"정치적 요구와 불일치하면 위장공세 또는 대남도발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쳉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올 하반기 남한을 향한 핵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정책을 법제화하고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와 포병 사격훈련·공군 화력타격훈련 등을 실시했지만, 북한군이 실제로 핵공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이미 수개월째 '준비 완료' 상태로 평가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도 기술적 문제 때문에 2023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2일 '북한의 핵전력 운용능력 평가: 핵무력정책의 변화와 최근 미사일 도발의 함의'란 보고서에서 올 9월 이후 북한의 핵무력정책법 발표와 핵타격 훈련, 한미연합연습 대응훈련,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등이 실제 핵전력 운용능력에서 시사하는 점을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9월7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를 통해 핵무력정책법을 제정·공표했다. 이 법은 상대의 핵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전시에 '핵을 먼저 쓰겠다'는 공세적 선언으로서 기존 핵보유국이 제시해온 '엄격한' 사용기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 부연구위원은 "핵무력정책법 제정만으로 실질적인 핵운용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레토릭(수사)을 중시하는 북한엔 방향성 제시란 의미가 있다"며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은 앞으로 한반도 내에서 핵사용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군도 이에 따라 전력을 증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9월25일~10월9일엔 7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훈련은 당시 미군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한반도에 전개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따른 대응이기도 하지만, 핵공격 능력을 과시한 측면이 큰 것을 평가된다.

실제 북한은 당시 훈련과정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초대형 방사포(다연장로켓포)' KN-25를 이용한 상공 폭발, 직접 정밀타격, 산포탄 타격 등 다양한 공격방식을 시도했고,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개량형 추정)도 선보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아울러 북한은 저수지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해 우리 군의 도발 원점 파악을 교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양 위원은 북한의 이 같은 훈련이 오히려 핵운용 부대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훈련기간 북한이 총 12발의 미사일 가운데 현 시점에서 기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건 신형 IRBM 1종뿐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에서다.

양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 KN-23·25 발사 때도 단 3발에만 모의 핵탄두 탑재했고, 나머지 8발엔 재래식 탄두를 실었다.

양 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실전 배치한 후의 실제 핵운용 단계에서도 핵탄두 장착 미사일은 소량에 불과하고, 대부분 재래식 탄두를 사용할 것임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들 무기에 탑재할 핵탄두를 개발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양 부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저수지 수중에서 쏜 것 역시 실제 군사작전에선 '한계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저수지는 겨울철에 물이 어는 등 계절의 영향을 받는 데다, 수중 미사일 발사시설을 건설·유지·관리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 것이란 점에서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저수지 미사일 발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플랫폼인 잠수함이 완성되지 않은 데 따른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올 10월31일 한미연합 공중연습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된 뒤엔 우리 측을 향해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하며 연쇄 도발에 나섰다. 북한은 11월2일부터 나흘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전자기파(EMP) 공격 및 포격훈련, 대규모 공중무력시위 등을 진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군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양 부연구위원은 이들 훈련에 대해 "작전 수행능력 보유와는 다른 차원"이라며 "설사 그런 능력이 있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실시간 감시정찰능력과 원거리 정밀타격능력을 갖춘 한미 연합군에 대항하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올 11월18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신형 ICBM '화성-17형' 역시 아직 완성도에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일단 북한은 그동안 단 한번도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한 적 없기 때문에 탄도부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확보했는지가 미지수다. 북한은 그동안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으로만 ICBM을 발사해왔다.

양 부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ICBM을 이용한 다탄두 타격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미국엔 위협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실전용 탄두의 위력실험"이었던 북한의 제5~6차 핵실험(2016년 9월 및 2017년 9월)은 대미(對美) 타격용으로 개발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앞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화성-17형 발사에 앞서선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 부연구위원은 "핵탄두 개발에 기술적 난관이 있거나, 언제든 발사가 가능하지만 국제 정치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한 국면까지 인내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내년 하반기까지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최근 북한의 메시지에선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지금 북한은 내부 결속을 위한 선전선동이 절실해 조급함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과 군축협상을 성사시켜 핵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자신들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부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직접 언급한 이상 전략핵 고도화와 전술핵 실전배치는 2025년까지 어떤 형태로든 실현해야 하지만 북한의 개발역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요구와 군사역량이 불일치하는 경우 북한은 위장 공세로 역량 부재를 감추거나, 공세적 대남 군사 도발로 내부의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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