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가물하던 자사고, 1년 만에 화려한 부활
2023학년도 경쟁률 5년來 최고치
수능만점 3명 중 2명 자사고 출신
외고·국제고 선호도에도 긍정 영향
폐지론에 소송까지 겪으며 입지가 흔들렸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미달이 속출했던 자사고 경쟁률이 올해 크게 올랐다. 폐지론이 쏙 들어간데다 이과가 강세를 보이는 사회적 분위기에 내신 절대평가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인기가 다시 치솟은 것이다.
2023학년도 전국 주요 10곳의 자사고 경쟁률은 모두 상승했다. 외대부고는 지난해 2.51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 2.99대1로 올랐고, 하나고는 2.0대 1에서 올해 2.45대 1로 상승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역시 경쟁률이 지난해 1.89대 1이었다 올해 2.05대 1로 올랐고, 인천하늘고는 1.88대 1에서 올해 1.92대 1로 올랐다. 상산고등학교는 지난해 1.89대 1에서 올해 1.90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이 10개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을 봐도 최근 5년래 최고치였다. 2019학년도에는 1.46대 1이었던 경쟁률이 2020학년도에는 1.58대 1, 2021학년도에는 1.48대1, 2022학년도는 1.57대 1로 주춤했다. 올해인 2023학년도에는 1.82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사고 뿐 아니라 특수목적고등학교(이하 특목고) 역시 올해 경쟁률 상승세를 보였다. 전국 27곳의 외국어고등학교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0.99대 1이었으나 올해는 1.13대 1로 올라갔다. 국제고 8곳 역시 지난해 1.43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 1.79대 1로 상승했다.
작년과는 상전벽해의 양상이다. 최근 몇 년 간은 자사고, 특목고 할 것 없이 미달이 속출했다. 2022학년도만 봐도 서울 자사고 17곳 중 4곳이 미달을 기록했다. 최근 5년여간 서울 자사고 입학 경쟁률은 2018학년도 1.33대 1, 2019학년도 1.31대 1, 2020학년도 1.20대 1, 2021학년도 1.12대 1, 2022학년도 1.30대 1 등으로 1대 1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소재 외고도 6곳 중 2곳이 지난해 미달을 기록했다. 2022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경쟁률은 1.12대 1이었다.
1년여만에 미달을 털어내고 신세역전을 이룬 배경에는 폐지론이 사라졌다는 것이 있다. 자사고, 특목고 폐지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었으나 정권이 바뀐 후, 정책이 180도 급변했다. 이주호 교육부총리도 “학교는 다양할 수록 좋으니 폐지할 이유가 없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사고 폐지를 추진했던 행정 처분의 법적 근거도 힘을 잃었다. 서울 등 각 시도교육청들은 지난 2019년 전국 자사고 42곳 중 24곳에 대해 재지정평가를 하고 상산고, 해운대고 등을 시작으로 11곳의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각 학교들은 지정 취소 무효 소송으로 맞섰고, 법원에서도 자사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완승’했다. 당시 법원은 각 교육청들이 평가계획을 학교에 미리 알리지 않고, 바뀐 기준을 소급 적용한 것을 문제삼았다.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및 취소를 5년에 한 번씩 평가하다,
2019년 심사 기준을 많이 바꿔놓고 이를 심사 대상 기간이 끝날때에나 통보한 것 등은 절차상 허용될 수 없는 흠결이라는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법원은 바뀐 평가 지표가 자사고 지정 목적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사고는 양질의 교육을 바라는 수요에 성과로 입증하기도 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3명 중 재학생 2명은 모두 자사고(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출신이다.
향후 대입은 물론 사회 진출 단계에서도 이과 선호 현상이 거세다는 점도 자사고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주요 대학 중심으로 정시를 늘리는 추세고, 의·치·약학계열을 선호하면서 이과반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사고의 인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시가 통합 수능을 기반으로 돌아가면서, 이과생들의 경우 문과로의 교차지원을 통해 대입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작년은 탐구영역에서 이과생들이 유리했고, 올해는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영역보다 11점이나 높아 대부분의 수도권 대학에서는 교차지원시 이과생들이 유리한 구조다.
외고나 국제고는 오히려 이과반 중심인 자사고의 반대급부가 인기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자사고가 이과반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상위권 문과생들의 교육 수요가 문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외고, 국제고로 몰렸다는 것이다.
향후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자사고·특목고 강세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내신 산출방식을 모두 절대평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치열한 내신 경쟁으로 인해 움츠렸던 자사고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는게 교육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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