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반격 ㅣ OTT 가 담을 수 없는 스펙터클의 힘 ②

아이즈 ize 윤지훈(칼럼니스트) 2022. 12. 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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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아바타' 이후 13년의 시간이 지난 2022년, 속편 '아바타:물의 길'이 개봉한 오늘의 상황은 또 어떤가.'아바타:물의 길'은 기존 3D는 물론 HFR(High Frame Rate)과 HDR(High Dynamic Range) 등 이전보다 크게 발전한 영상 기술력에 힘입은 또 다시 새로움을 안긴다.

일반적인 화면보다 크고 넓은 1.43:1 비율의 스크린과 높은 해상도, 입체적인 음향시설을 갖춘 아이맥스를 비롯해 "영화의 장면에 맞추어 움직이는 모션시트와 더불어 바람, 빛, 안개, 향기, 진동 등 다양한 환경 효과를 느낄 수 있는" 4DX 및 "270도까지 스크린을 3면으로 확장"한 스크린X(이상 CJ CGV)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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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지훈(칼럼니스트)

CGV 용산 4DX관, 사진제공=CJ CGV

2009년 '아바타' 이후 13년의 시간이 지난 2022년, 속편 '아바타:물의 길'이 개봉한 오늘의 상황은 또 어떤가.

'아바타:물의 길'은 기존 3D는 물론 HFR(High Frame Rate)과 HDR(High Dynamic Range) 등 이전보다 크게 발전한 영상 기술력에 힘입은 또 다시 새로움을 안긴다. HFR은 1초당 24프레임으로 일반적인 영화의 1초당 24프레임의 2배인 48프레임으로 더욱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 HDR은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보이도록 디지털 화상을 처리해 관객이 실제 눈으로 바라보는 듯한 효과를 담아낸다. '아바타:물의 길'이 그만큼 '아바타'보다 더 생생하고 선명하며 마치 현실인 것처럼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하는 힘을 지녔다는 말이다.

# 커져가는 특수상영관 시장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아바타:물의 길'은 3D와 4D는 물론 더욱 다양해지고 더욱 진화한, 특수상영관으로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관객은 실제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의 특수상영관 좌석을 80%에 육박하는 규모의 호응으로 채우고 있다. 

특수상영관은 "일반관과 달리 특수한 설비(스크린/영사기/스피커)나 관람 환경(좌석/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영관 중에서 해당 극장에서 특수상영관으로 지정하여 운영하는 상영관"이다.(영화진흥위원회) 일반적인 화면보다 크고 넓은 1.43:1 비율의 스크린과 높은 해상도, 입체적인 음향시설을 갖춘 아이맥스를 비롯해 "영화의 장면에 맞추어 움직이는 모션시트와 더불어 바람, 빛, 안개, 향기, 진동 등 다양한 환경 효과를 느낄 수 있는" 4DX 및 "270도까지 스크린을 3면으로 확장"한 스크린X(이상 CJ CGV) 등이다. 

사실 특수상영관은 최근 몇 년 사이 시장을 확대해오기도 했다. 전국 4대 멀티플렉스(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 체인을 대상으로 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 보고서 '2021년 극장 현황'에 따르면, 전체 439개 극장의 3049개 스크린 가운데 특수상영관은 169개 극장의 445개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는 "2020년 382개관보다 16.5%, 63개관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매출 규모 역시 마찬가지다. 위 보고서를 보면 "특수상영 전체 매출액은 312억원"으로, 2020년 143억원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늘었다. 관객 역시 246만명, 2020년의 132만명에서 86.1%인 114만명이 증가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관, 사진제공=롯데시네마

# "특별한 체험"과 "큰 스크린"의 힘

특히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는 환경으로 "특수안경을 써야 하는 3D 상영이 설 자리는 없'어지는 대신 더욱 진화한 특수상영관이 이를 메우고 있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초 내놓은 '한국영화연감'은 "화면&사운드가 105개관으로 전년 대비 3개 늘었고, 4D관이 50개관으로 전년 대비 1개 증가, 고급화 특수상영관이 49개관으로 전년 대비 4개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전년과 동일하게 좌석 관련 특수상영관으로 총 55개관이 증가한 241개관"이라고 밝혔다. 스크린이나 영사기, 스피커 등 특수한 설비(아이맥스·스크린X 등)나 좌석 및 서비스 등 관람 환경(4DX 등)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올해 9월 나온 영화진흥위원회의 '2020-2021년 영화 소비자 행태 조사' 결과도 이를 보여준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영화를 1편 이상 관람한 전국 만 13~6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53.6%)이 특수상영관에서 영화를 봤다. "특별한 체험(30.5%)과 큰 스크린'(26.0%)"의 힘이다. '원하는 영화가 극장 방문시간에 상영'하기 때문이라는 응답(16.7%)과 함께 '음향효과(15.4%)'와 '사운드'(11.3%)가 뒤를 잇기도 한다. 특히 30~34세 남녀의 관람률이 높은 가운데 "막내 자녀가 0~7세인 경우 특별관 관람 경험률이 7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스펙터클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특수상영 포맷 영화의 인기가 작지 않음을 드러낸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도 "2021년 상반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의 흥행으로 4D와 아이맥스 매출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특수상영 매출액도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스펙터클의 흥행 질주 예감

그만큼 '아바타:물의 길'의 특수상영 포맷 관람을 원하는 관객을 끌어들일 극장 환경이 더욱 자리 잡아가고 있고, 관객은 이에 호응하고 있다면 지나친 시선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평가가 가능한 것은 '아바타:물의 길'이 상영을 거듭하면서 특수상영 포맷을 보려는 관객을 더욱 더 많이 불러 모을 것으로 극장가가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물의 길'은 70~80%를 넘나드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으면서도 개봉 첫날 35만9000여명을 동원했다. 올해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범죄도시2'의 46만7000여명보다 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는 적지 않은 관객이 특수상영 포맷 관람을 예약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개봉 첫 주말 일요일이었던 18일 현재까지 '아바타:물의 길'의 특수상영 포맷은 전체 관객의 40%, 매출액의 50%가 넘는 규모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등에서 '아바타:물의 길'의 특수상영관 티켓의 암표가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인기를 방증한다. 극장 매출액의 경우, 최고 장당 3만원에 이를 만큼 영화 관람료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전체 관객수에서 차지하는 관객 비중은 관람료만이 특수상영 포맷의 인기를 드러내는 것이 아님을 드러낸다.

물론 '아바타:물의 길'의 흥행세에 걸림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는다는 성탄절과 함께 연말연시 특수를 겨냥한 가운데 새해 첫날인 1월1일이 모두 일요일이라는 점이다. 또 1000만 관객 동원작인 '해운대'와 '국제시장'의 연출자 윤제균 감독이 새로 선보이는 한국영화 기대작 '영웅'이 21일 개봉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만 보면 개봉일인 21일 10만5472명 일일 스코어를 기록한 '영웅'을 두 배 차로 앞서고 예매율에서도 여전히 큰 격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관객 수치는 '까봐야 아는 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바타:물의 길'이 특수상영 포맷의 힘에 기대 시간을 더해가며 발휘할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감염병 시대에 극장을 대체할 듯 기세를 드러내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작은 화면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있는 스펙터클이 스크린 속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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