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위축에 기업대출 증가세…민간빚, GDP의 2.2배 넘어

지난 3분기 국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빚이 GDP(국내총생산)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명목GDP 대비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합한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 3분기말 기준 223.7%로, 기업신용 레버리지 확대로 1분기(220.9%)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20년 1분기 처음으로 200%를 돌파했다. 주체별로 나눠보면 지난 3분기에는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5.2%로 전분기(105.7%) 보다 0.5%포인트(p) 하락했지만, 기업이 118.5%로 전분기(116.6%)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기업의 빚이 우리 경제 규모를 합해도 다 갚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가계신용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가계부채는 1870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늘었다. 이는 전분기(3.2%) 보다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6.1%로 1분기(169.2%) 대비 3.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낮아진 영향이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6.2%로 1분기(45.6%)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부채는 1722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늘었다. 기업부채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여건 악화, 환율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회사채는 한전채·은행채의 기업 신용채권 수요 구축, 높은 신용경계감 등으로 순상환됐고 CP는 순발행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3.3%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기업의 부채비율(2분기말 83.1%)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년말(80.1%)에 비해 상승했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2021년 8.9배에서 올해 상반기 7.7배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전반의 채무상환부담은 소득 측면에서 소폭 개선된 반면, 자산 측면에서는 다소 저하됐다"며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은 양호하나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이자지급능력은 약화됐다"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