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 제작 정아름 대표 "새롭고 독특한…살짝 비튼 이야기 끌려"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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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드라마들이죠, 하지만 저는 이런 드라마에 끌려요. 예상 가능한 건 재미 없잖아요."
드라마 제작사 비욘드제이의 정아름 대표는 늘 '새로움'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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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춘화 소재 19금 사극·스포츠 드라마 준비, 참신할 것"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독특한 드라마들이죠, 하지만 저는 이런 드라마에 끌려요. 예상 가능한 건 재미 없잖아요."
드라마 제작사 비욘드제이의 정아름 대표는 늘 '새로움'을 찾는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존의 제작한 드라마가 평범하지 않다는 말을 오히려 더 반긴 정아름 대표다. 그가 말한 철칙은 새로움을 찾는 것,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며 휴대전화에 수없이 메모를 하던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다음주 미팅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철칙 그대로였다.
비욘드제이는 그간 독특한 포인트가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에 범죄의 증거가 있는 걸 발견한 마트 직원들의 고군분투 '살인자의 쇼핑목록', 청춘스타 한소희 송강을 캐스팅해 선보인 19금 청춘 로맨스 '알고있지만,'에 이어 최근에는 연쇄살인마와 데이팅앱 소재로 한 '썸바디', 한석규 김서형 주연의 담백한 이야기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제작하며 비욘드제이만의 색깔을 그렸다.
2023년 역시 조금은 특별한 포인트를 가진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아름 대표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제작사, 시청자들에는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제작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알고있지만,'은 TV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19금 로맨스였다. ▶그 작품은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다. 나는 19금 수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배우들이 극에 완전히 몰입이 되어서 진행할 수 있었다. 한소희씨가 그런 설정을 어려워 하지 않고 캐릭터에 몰입해줬다. 다른 배우였으면 쉽지 않았을 수 있다. 나에게는 크게 파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예전에 참여한 '선암여고 탐정단'에 여자 둘이 교복을 입고 입을 맞추는 신이 있는데, 내게는 그 장면이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선암여고' 출연 배우들과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혜리씨가 '대표님이 만들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뭔가 다르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런 것들이 나를 자극해주는 것 같다. 독특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
-독특한 소재를 신경을 쓰다 보면 대중성, 수익성이 낮아질까 신경쓰이지 않나.
▶영화는 흥행 여부에 제작사가 영향을 많이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드라마 제작은 상대적으로 그 폭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정도 확정 수익이 있고 흥행이 되면 플러스 알파가 되는 구조다. 메가히트하거나 OST 등 부가 수익이 크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흥행이 아니라고 해서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는 잘 해나가고 있다.
-OTT 플랫폼 환경의 영향도 있었을 텐데.
▶맞다. '썸바디'는 제작진이 꾸려지기도 전에 '핑거'라는 가제로 준비하던 작품이다. 당시 한국에서 이 드라마를 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넷플릭스에서 제안하며 OTT 플랫폼에서 공개할 수 있었다. OTT 플랫폼 론칭 초기에는 더 공격적으로 새로운 소재를 많이 찾았는데, 요즘은 보다 좀 넓게 보는 것 같더라.
-'썸바디'는 수위가 세서 캐스팅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니다. 여자 캐릭터는 처음부터 신인 배우들을 기용하고 싶었다. 웬만한 신인 여배우들은 거의 다 만나본 것 같다. (정지우) 감독님이 '은교'를 캐스팅할 때 '더 고민하면 안돼' 하던 때에 김고은씨를 만났다고 하더라. 이번에도 딱 그런 시기에 강해림씨를 만났다.
-김영광씨는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초면에 사랑합니다' 등 로맨스에서 같이 작업한 적이 있던데.
▶감독님이 김영광씨를 궁금해 했다. 내게 '김영광씨와 아는 사이 같은데 왜 추천을 안 하냐'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생각할 때 김영광씨가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배우의 다른 면이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나는 너무 좋았다. 나 역시 김영광씨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매력도 보이길 바랐다. 그 길로 미팅을 했고 감독님이 정말 배우에게 딱 반하신 것 같다. 윤오(김영광 분)가 덩치가 크고 위압감이 있는데 아이처럼 웃으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 그 점이 잘 맞았다. 김영광씨도 이 작품을 찍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컸다.
-'썸바디'에 이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도 선보였다.
▶김서형 한석규 선배가 '오매라'에서 호흡을 맞췄다. 독하디 독한 캐릭터도 소화한 김서형, 아우라가 센 한석규 두 분을 캐스팅해서 이렇게 순한맛 드라마를 만들었다. 캐스팅을 보고 피 튀기는 전쟁을 그렸으면 어땠겠냐고 하시는 관계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신선한 시도가 잘 맞았다고 본다. 두 분도 대본을 보고 바로 연락을 주셨고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셨다.
-여러 작품을 선보였는데 성과는 어떤가.
▶수익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보다 어떻게 하면 더 신선한 작품을 만들까를 우선 생각한다. 재기발랄한 배우들, 새로운 이야기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것이 내게는 더 흥미롭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무모한 것은 아니다.(웃음) 안정적으로 꾸리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다. 물론 일각에서는 흥행작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도 흥행작을 무척 원하고 있다.(웃음) 그런데 '빵' 터지는 흥행 공식이 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건, 어떤 흥행작은 비주류인데 주류가 되는 성과를 내기도 한다. 돌아보면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대중적으로 선택을 받았지? 신기한 작품들이다. 15년째 제작을 하고 있는데,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두가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설득해보고 싶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신인 작가들이 선호하는 회사일 것 같다.
▶(신인 작가들의) 워너비 회사다.(웃음) '입봉'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어쩌다 보니 신인 작가들과 일을 많이 했다. 조금 더 새롭고 독특하고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많이 가지고 온다. 그런 점이 흥미롭다.
-내가 찾은 이야기에 함께 뛰어드는 배우들을 보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정말 미쳐버린다.(웃음) 너무 기뻤다. 한석규라는 배우와 내가 드라마를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제가 한석규 배우에게 대본을 드린다고 하니 주변에서 콧방귀를 뀌었다. '설마 하시겠냐' 였다. 그런데 보고 바로 연락을 주신 거다.
-내년 라인업도 독특한 작품들인가.
▶내년 라인업을 꾸리고 있는데 역시나 독특한 작품들이다.(웃음)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는 재미가 없지 않나, 특이한 작가나 특이한 이야기를 발굴하는 것이 재미있다. 어떻게 보면 그게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장점일 수도 있고, 이러다가 또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소개해준다면. ▶내년에 로맨스 사극을 준비 중이다. 19금 춘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19금 수위를 생각하고 있다. 또 스포츠 소재의 드라마, 또 영농후계자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기획하고 있다. 보는 분들이 새로운 직업군의 이야기를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다. 돌아보면 우리도 어릴 때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직업들을 많이 알게 되지 않았나. 또 같이 일하는 작가들이 '아직도 그렇게 성장물을 좋아하냐'라고 말하고는 한다. 새로운 직업군이 주는 흥미로운 설정, 성장극이 주는 감동, 색다른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좋다.
-제작자로서의 철칙이 있다면.
▶생각난대로 바로 실행해야 한다. 내가 생각한 건 다른 사람도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까 바로 실행해야 한다. 또 하나 방금 생각한 걸 뒤집어보자는 것이다. 그게 내 철칙이다. 지금도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난 배우에게 연락을 했다. 곧 미팅을 하기로 했다.(웃음)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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