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결? 최단 루트는 내년 봄 푸틴 사임"
"경제적 부담 서방, 내심 종결 원하지만 협상 어려울 것"
"젤렌스키 미 의회 연설, 지원 축소한다는 공화당 설득 목적"
올해 초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300일을 넘겨 겨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대 발표를 예고하며 대대적 공세를 암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정부와 의회 설득에 나섰다. 앞으로 단기간 내 종결이나 협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2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권기창 전 주(住)우크라이나 대사도 전쟁이 금방 끝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우세를 점하고 있기에 러시아는 물러설 수 없고,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전쟁 때 사실상 러시아 땅이 된 동부와 크림반도까지 포함한 영토 완전 수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전 대사는 "전쟁이 끝나려면 우크라이나가 승전하거나 교착 상태가 초장기화해서 양국이 모두 지친 상태라야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세해지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을 계속하는 한 끝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에 종전 가능성이 오히려 낮다"고 덧붙였다.
그가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단기간 내에 종결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겨울이 지난 후 내년 봄과 여름 사이에 러시아의 패전이 확실해지고, 푸틴 대통령이 사임하는 시나리오다. "러시아의 지배층에서 다른 엘리트가 푸틴 대통령을 대신하게 될 것이고 이 전쟁이 러시아의 미래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평화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푸틴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고 전쟁이 전황의 큰 변동 없이 내년에도 교착 상태를 유지할 경우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24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해 3월 열리는 러시아 대선에는 푸틴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데, 낙선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종전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원한다. 권 전 대사는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하지만,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가 우세하고 러시아가 약한 현시점이 유리한 입장에서 평화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사실 그 말이 미 행정부의 속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평화협상이 순탄치는 않다는 게 권 전 대사의 분석이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협상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한 수복과 러시아의 전쟁 배상을 조건으로 가능하다고 하고 있고 그 조건은 사실 러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개시되더라도 타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중대 발표' 푸틴, 벨라루스 참전시킬 가능성 있어"
권 전 대사는 이번 주중으로 예고된 푸틴 대통령의 '중대발표'에 대해 ①벨라루스와의 합동 군사작전 개시 ②대규모 추가 동원령 ③전시 경제체제로 전환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종결하거나 긴장을 완화하기는커녕 확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는 그간 벨라루스군의 참전을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와 사실상 동맹국이고, 재정적으로나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참전 요청을)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를 대상으로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권 전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적은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미 의회의 지원을 받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예산권을 쥐고 있는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했는데,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미국의 경제침체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에 나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시혜가 아니라 국제 안보에 대한 투자"라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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