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백에 소분한 해열제 팝니다”···중국 의약품 암시장 성행

김서영 기자 2022. 12. 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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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급증에 의약품 품귀 심해져
웨이보서 코로나19 치료제 등 거래
팍스로비드 두 배 웃 돈 주고 사고
일반인 사이선 복제약도 활발 유통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지난 19일 동부 장쑤성 난퉁의 한 공장에서 직원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방역 규제를 완화하자 베이징, 광저우 등지에서는 의약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해열제와 신속 항원 키트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치료제 등 의약품 품귀가 심해져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방역을 대폭 완화한 이후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비롯한 코로나19 치료제와 해열제 등을 거래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국은 팍스로비드를 공식 수입해 유통하고 있지만 일반인 사이에선 정품 대신 복제약(제너릭)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팍스로비드 정품의 경우 한 박스에 약 2300위안(약 43만원)이지만 인도산 복제약은 약 1600위안(약 29만원)에 불과하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연로한 친척이 있어 방글라데시산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샀다”며 “중국이 팍스로비드 수만 상자를 수입했다고 하는데 일반 주민들은 이 약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인도산 팍스로비드 복제약 광고를 게재하며 결제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해외 판로를 통해 웃돈을 주고 정품 팍스로비드를 구입하기도 한다. 한 남성은 홍콩의 판매자에게서 팍스로비드 한 상자를 5800위안(약 100만원)에 구입했다. 정가의 두 배를 웃돈다.

현지 언론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이후 팍스로비드 복제약이 5만 상자 이상 판매됐다고 추산했다. 이밖에 ‘해열제’라고 적힌 지퍼백에 소분된 알약이 소셜미디어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이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 전 코로나19 치료제의 공급을 확보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지난 3년간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설파해 온 만큼 중국인들의 우려 수준이 높아져 약에 대한 수요가 더 치솟은 측면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어떤 치료제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시드하스 스리드하르 홍콩대 교수는 “중국이 치료제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가 돼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팍스로비드가 충분히 있다 하더라도 이를 환자에게 제때 공급하기 위한 유통 인프라는 곧장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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