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도입 준비…'현 중1 적용' 대입제도 내후년 확정
교육부 "대입제도 큰 틀은 유지…수능 폐지 계획 없어"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면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대입제도 개편안도 2024년 2월까지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입제도 개편안은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
교육부가 22일 확정해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수업 시수 중심인 초·중학교 교육과정과 달리 고등학교는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교육과정이 학점 기반으로 바꾼 것은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로, 현재 일부 고교에서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중1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새 교육과정을 적용해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만 교육계에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교육부는 전면 도입 시점을 2025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최근 취임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평가 체제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교원들의 평가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고교학점제 도입시 학생들이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은 192학점으로 정해졌다.
1학점은 50분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각 과목은 학기당 기본 4학점(체육, 예술, 교양은 3학점)으로 배정돼 있다.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는 8학점, 과학은 10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한국사(6학점), 체육, 예술(이상 10학점), 기술·가정, 정보,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이상 16학점)의 필수이수학점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된다.
학생들은 1학년 때까지 기초 소양을 위해 공통국어 1·2, 공통수학 1·2, 공통영어 1·2, 통합사회 1·2, 통합과학 1·2(이상 8학점), 한국사 1·2(6학점), 과학탐구실험 1·2(2학점) 등 공통과목을 듣는다.
그러나 2학년부터는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융합선택과목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목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으로만 구성돼 있다.
새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융합선택과목을 신설했다.
융합선택과목은 교과 내 혹은 교과 간 주제를 융합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는 과목이다.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선택과목을 다른 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게 된다.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된 수업도 이수할 수 있다.
새 교육과정은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이수학점을 81학점을 넘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다양한 교과를 균형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점을 취득하려면 일정 기준 이상의 출석률과 학업 성취율을 충족해야 한다. 교육부는 추후 미이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안내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교 내신은 현행 1∼9등급제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애초 선택과목에만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고1 때 주로 듣는 공통과목은 상대평가인 9등급제를 성취평가와 병기하기로 했으나 최근 고1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대입제도도 이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2026학년도 고2, 2027학년도에는 고3까지 순차 적용된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을 고교 1학년 때부터 적용받는 학생들(현재 중학교 1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 제도를 2024년 2월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대입 체제로는 고교학점제를 염두에 둔 새 교육과정이 안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교육부는 대입 제도와 관련해선 미세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대입 예측 가능성, 교육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 등을 고려해 현행 대입제도의 큰 틀은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수능 폐지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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