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디지털교육 2배 늘고 고교 선택과목 다양해진다
체험형 안전교육도 늘려…2024년 초등 1∼2부터 순차 적용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7년 만에 개정했다.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는 현재의 2배로 확대되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과목이 신설된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 교육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22일 확정해 발표했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총론, 각론을 모두 개정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해 교육과정 전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 교육과정은 우선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2배 늘어난다.
초등학교는 5∼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단원 시수를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는 '정보' 과목 시수를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편성하도록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정보' 과목 외에도 진로 선택 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이 신설된다.
수학 교과에서는 고1이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에 '행렬과 연산' 단원이 부활했다. 그간 일부 학계와 교육계에선 인공지능(AI) 이해를 위해 행렬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행렬은 2000년대 중반까지 고교 수학 교육과정에 포함됐다가 학습 부담으로 '수포자'를 양산한다는 비판 때문에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제외된 바 있다.
새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명시했다.
고등학교 1학년은 공통과목 위주로 듣고 2∼3학년 때 학생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 선택과목', '진로 선택 과목', '융합 선택 과목' 등 다양한 과목을 학생이 자율적으로 골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한글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 1∼2학년의 국어 시수는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다양한 매체 활용 능력이 중시됨에 따라 초·중학교 국어에 '매체' 영역을, 고등학교 국어에는 선택 과목으로 '문학과 영상', '매체 의사소통' 등이 신설된다.
새 교육과정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체험형·실습형 안전 교육도 강화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안전교육 시수를 현행 64시간으로 유지하되 현재 '안전한 생활' 교과에서 배우는 안전 교육을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과와 연계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교과와 연계해 안전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체육, 음악, 미술·보건 등 관련 교과목에 다중 밀집 환경의 안전 수칙, 위기 상황 대처 능력 등의 내용을 반영해 체험·실습형 교육 요소를 강화했다.
영어의 경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기능별 분류 방식을 탈피하고 영어 영어의 이해와 표현 2개 영역으로 개선했다. 실생활 중심의 영어 의사소통 역량도 강화하기로 했다.
성취기준이 일부 통합돼 학생들 입장에선 학습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에서는 핵심 아이디어 중심으로 학습량을 적정화했다.
'이해한다, 탐구한다' 등으로 표현된 성취기준 술어를 개선해 다양한 답을 찾아가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과학은 분절적 학습 대신 기후변화, 감염병, 진로 등과 연계해 학습 내용을 재구성했다.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등 분야별로 학습하기보다 '감염병과 건강한 생활', '기후변화와 우리 생활', '자원과 에너지', '과학과 나의 진로' 등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학년도에 초등 1∼2학년, 2025학년도에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26학년도에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27학년도에는 모든 학년에 적용된다.
교육부는 이날 특수교육 교육과정도 개정했다.
새 특수교육과정은 현행 교육과정보다 성취 기준 수를 약 20% 감축하고 실생활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구성해 장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였다.
장애 학생의 고교 졸업 후 지역 사회 적응을 위해 '사회적응' 과목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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