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내용은 '성추행 지옥'"…의붓딸 신체접촉 그대로 내보낸 '결혼 지옥', 파장 계속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7세 의붓딸 성추행 장면을 그대로 방영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제작진이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지만,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겪는 2년 차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 도움을 구했다. 초혼인 남편은 재혼인 아내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일곱 살 딸을 함께 키우고 있었다.
새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며 과한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새아빠는 딸을 다리 사이에 낀 채 꼭 끌어안고, '가짜 주사 놀이'라며 딸의 엉덩이를 수차례 찔렀다. 가슴 부위를 간지럽히는 행동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만류에 '애정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가정폭력 상담사인 아내는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까지 한 상황이었다. 아이가 놀다가 실수로 새아빠의 안경을 밟자 화가 나 욕을 하며 안경을 던져 처벌보단 의무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게 하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새아빠의 행동이 "명백한 아동 성추행"이라는 지적과 함께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오은영 박사가 엄연히 아동 성추행으로 보이는 새아빠의 행동을 지적하지 않고 "아내가 감정 표현을 안 해서 남편은 외롭고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오은영 박사도 본인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MBC가 성추행을 조장하는, 아니 쓱 덮어주는 듯한 방송을 내보냈다"며 "방송 내용은 '성추행 지옥'이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이미 아동학대로 남편을 고발한 전력이 있다. 그런데 전문가인 오은영 선생님은 '아빠가 외로워서'란 말까지 했다"며 "모든 방송을 떠나 병원 진료실로 돌아가라"고 오은영 박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국 제작진은 21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은영 박사의 발언에 대해선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며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은영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다.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알렸다.
제작진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에도 논란은 수그러들 조짐이 아니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을 비롯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게시판에 항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새아빠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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