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 음바페, 메시, 호날두를 감춰진 숫자로 말한다
카타르월드컵이 25일 동안 64경기로 마무리됐다. ESPN은 21일 “월드컵은 일반적으로 마라톤이지만 유럽 클럽 시즌 도중 압축된 성격으로 진행된 카타르월드컵은 마라톤인 동시에 단거리 경주처럼 느껴졌다”며 카타르월드컵을 설명하는 흥미로운 13가지 통계를 제시했다.
①400~500 이상 : 카타르 월드컵 최고위원회 사무총장 하산 알 타와디가 밝힌 카타르에서 월드컵 관련 건축 공사 중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망자 명수다. 지난해 가디언이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이후 이주노동자 650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차이가 크다. ESPN은 “엄밀히 말해 월드컵과 관련된 죽음은 아닌 것도 있지만 둘을 구분하려고 시도조차 잔인하다”며 “수치가 어쨌든 너무 높다”고 적었다.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살고 일한 수많은 노동자들에 의해 경기장이 세워졌고 그곳에서 월드컵이 열린 건 부인할 수 없다.
②+6.74 : 아르헨티나는 7경기에서 15득점, 8실점을 기록했다. 기대득점은 10.76이었다. 기대득점은 골문과 거리, 앞에 있는 수비수 숫자 등을 고려해 실제 골로 연결될 가능성을 골수로 표기한 것이다. 브라질은 기대득점보다 4골 정도를 더 넣은 셈이다.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기대득점이 높은 국가는 브라질로 10.03이다. 브라질은 실제 8득점 3실점에 그쳤다. 아르헨티나는 32개 출전국 평균 기대득점보다 6.74가 높았다.
③29.7 : 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로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벨기에 평균 연령이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이어진 전년도 우승팀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챔피언 저주를 깨며 준우승에 올랐다. 프랑스 평균연령은 27대11개월이다. ESPN은 “우승팀에 빚을 졌다는 생각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도 과거 멤버에 매달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④+600, +625, +675 : ESPN은 가장 이상한 월드컵을 치른 국가로 일본을 꼽았다.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꺾었다. 베팅업체들이 일본 승리에 건 배당률은 독일전 600%, 스페인전 625%였다.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패했다. 코스타리카 승리에 걸린 배당률은 675%였다. 일본은 강호는 꺾었지만 약체에는 패했다. ESPN은 “이런 사실 때문에 우리는 일본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적었다. 참고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꺾는데 얼린 배당률은 2500%, 즉 25배였다.
⑤24.5 : 미국 대표팀 평균 연령이다. 미국은 조별리그를 무패로 통과했고 16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3으로 패했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미국은 카타르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라는 기본 목표를 달성했다. 미국은 32개 조별리그 국가 중 가장 어린 팀이다. 4년 후 월드컵 성적도 기대할만하다.
⑥2754 : 스페인은 4경기에서 총 3415개 패스를 성공했다. 그중 2754개가 횡패스와 백패스였다. 스페인은 많은 패스와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만일 페널티지역에서 이뤄진 공격적인 패스가 많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스페인은 16강전에서 모로코와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0-3으로 탈락했다.
⑦0.39 : 브라질 기대실점 수치다. 32개국 중 최저다. 위협적인 위기가 적었다는 뜻이다. 브라질은 5경기에서 8득점, 3실점을 마크했다. 기대실점보다 실제 실점이 적었으니 방어는 잘했다. 반면, 브라질 기대득점은 10.03이다. 브라질은 골문 앞 많은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브라질은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2-4로 패했다.
⑧0 : 포르투갈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필드골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페널티킥 한 골이 전부다. 호날두는 역대 월드컵 사상 최초로 5개 대회 연속 골을 넣었지만 내용은 부실했다. 호날두는 최근 5차례 월드컵에 모두 출전했고 포르투갈은 4차례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런데 호날두가 16강 이상 경기에서 넣은 골은 단 한 골 뿐이다.
⑨1: 승부차기에 유달리 약한 잉글랜드였지만 페널티킥은 무척 잘 찼다. 해리 케인이 프랑스와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을 때까지 잉글랜드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에서 12개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했다. 그런데 케인은 프랑스전 후반 두번째 페널티킥은 허공으로 날렸고 팀은 1-2로 패했다. 케인이 월드컵에서 5개 페널티킥을 차면서 처음으로 실축한 순간이었다. 월드컵 역사상 한 경기에서 두 개 페널티킥을 시도한 선수는 세 명이었고 셋 모두 두개를 전부 성공했다.
⑩69 :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가 성공한 ‘진보적인 패스(progressive pass)’ 숫자다. 진보적인 패스는 상대 골문 10야드 안쪽으로 들어가는 공격적인 패스 등을 의미한다. 공격형 미드필더 값어치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다. 37세 모드리치는 다른 어떤 경쟁자보다 12개 많은 진보적인 패스를 성공했다. 모드리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51개 진보적인 패스로 준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골든볼,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⑪2.19과 1.66 : 모로코가 기록한 세트피스 기대득점은 2.19다.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초당 패스 이동거리는 1.66m로 두 팀을 제외한 다른 어떤 팀보다 빠르게 공을 위로 옮겼다. 공을 상대 진영으로 가능한 한 멀리 차냈다는 의미다. 모로코가 스페인,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꺾고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른 비결은 세트피스와 수비였다. 모로코에는 파리 생제르맹, 첼시, 피오렌티나, 세비야에서 수비, 역습, 세트피스에 능한 선수들이 많다.
⑫58 :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진보적인 패스를 받는 횟수다. 2위보다 무려 18개가 많다.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격적인 패스를 많이 받은 것은 그만큼 움직임이 좋다는 뜻이다. ESPN은 “음바페가 세계에서 볼을 없는 움직임이 가장 좋은 선수인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그는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그는 8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8골은 2002년 브라질 대표팀 호나우두가 넣은 8골과 같다.
⑬10 : 리오넬 메시 배번이다. 메시는 역대 월드컵에서 26경기로 최다 출전했다. 그가 월드컵에서 뛴 시간도 2314분으로 역대 최다다. 골든볼도 두 차례 받았고 월드컵 득점 관여 회수도 21차례로 최다다. ESPN은 “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패했어도 메시가 최고 선수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아르헨티나 최고 전술은 메시가 공을 많이 만지게 하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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