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적자 기업도… 계열사서 연 4.6%로 돈 빌리는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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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의 건설 자회사 DL이앤씨는 계열회사인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총 149억원의 사업비를 대여한다고 20일 공시했다.
쌍용차 인수 관련 계약금을 납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계열사에서 조달한 것인데, 당시 두 회사가 체결한 자금대여 계약의 이자율 역시 연 4.6%였다.
두산밥캣은 지난 7월 계열사 두산산업차량에 대여해준 1050억원의 만기를 연장했는데, 이 대여금의 이자율도 연 4.6%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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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자금대여 시 당좌대출이자율(연 4.6%) 적용
DL그룹의 건설 자회사 DL이앤씨는 계열회사인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총 149억원의 사업비를 대여한다고 20일 공시했다. 신규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니고 기존 대여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으로, 이자율은 연 4.6%였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 2010년 12월 설립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다. DL이앤씨가 지분 48%를 갖고 있는데, 오랫동안 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의 재무 상태만 보면 시장에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지만, 모회사 DL이앤씨로부터 시중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자금을 대여한 셈이다. 최근 신용등급 AA- 회사채 무보증 3년물의 금리는 연 5.3% 수준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가운데 대기업들이 계열사로부터 대여금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 사례는 70여건으로 지난해(40건)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쌍용자동차 인수를 마무리한 KG그룹 계열사 KG모빌리티는 지난 5월 KG스틸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쌍용차 인수 관련 계약금을 납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계열사에서 조달한 것인데, 당시 두 회사가 체결한 자금대여 계약의 이자율 역시 연 4.6%였다.
두산밥캣은 지난 7월 계열사 두산산업차량에 대여해준 1050억원의 만기를 연장했는데, 이 대여금의 이자율도 연 4.6%가 적용됐다. 지난해 설립된 산업용 트럭·적재기 제조업체인 두산산업차량은 지난해 70억원의 순손실을 낸 상태로, 두산밥캣으로부터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법인이나 임직원)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경우 이자율은 당좌대출이자율(현재 연 4.6%)이나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중 법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당좌대출이자율이 시중 금리보다 낮아지게 됐다. 회사채 금리가 높은 것은 물론,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수요도 위축된 상황에서 특수관계인 자금대여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가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계열사에 대한 자금대여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자금 여력이 비교적 넉넉한 대기업이지만, 자금을 빌리는 계열사는 보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영세한 규모이거나 부실이 큰 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계열사 부실이 관계사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계열사 간 자금대여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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