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명 35년만에 역사속으로…새 이름은 'KG모빌리티'

노정동 2022. 12.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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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KG모빌리티'로 바꾸기로
"쌍용차 팬덤 있지만 아픈 이미지도 있어"
"앞으로 나올 차에도 KG 이름 붙일 것"
쌍용차 토레스. 쌍용차가 35년 만에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꾼다. 사진=쌍용차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자동차가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꾼다. 1986년 쌍용그룹이 인수해 동아자동차였던 사명을 1988년 쌍용자동차로 바꾼지 35년 만이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전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2 자동차인 시상식'에서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인수 후) 쌍용차로 할 것인가, 그룹사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며 "쌍용차 팬덤이 있는 반면 그동안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픈 이미지란 2009년 450여명이 77일간 정리해고에 저항한 옥쇄파업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름은 바꾸지만) 쌍용차의 장점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차에도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나올 신차에 KG라는 이름을 붙이겠다고 밝히면서 사명뿐 아니라 브랜드 로고까지 바꿀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승인되면 쌍용차는 1988년부터 이어온 사명을 35년 만에 바꾸게 된다.

곽재선 쌍용차 회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쌍용차의 전신은 1954년에 설립된 하동환자동차제작소다. 고(故) 하동환 전 환원그룹 명예회장은 서울의 드럼통 버스왕으로 불리던 자동차 기술자다.

하동환자동차제작소는 1967년 신진자동차와 업무제휴를 맺고 1974년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을 합작 설립했다. 같은 해 10월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은 하드탑과 소프트탑, 픽업 등 다양한 신진지프 차량을 선보였다. 신진지프가 훗날 코란도의 전신이다.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은 1977년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건설이 주력 사업인 쌍용그룹이 1986년 11월 하동환 전 명예회장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1988년부터 현재 사명인 '쌍용자동차'로 변경됐다. 쌍용차는 코란도 훼미리, 무쏘 등이 성공하면서 국내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지만 대우그룹이 외환위기로 무너지면서 1999년 다시 채권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쌍용차는 2000년 대우그룹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됐고 2005년 중국상하이자동차를 새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은 데다 기술 유출 논란까지 일었다. 상하이차가 인수 후 출시한 차량들도 모두 실패하면서 쌍용차는 2009년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다음 해인 2010년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다시 매각됐다. 법원은 2011년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리면서 쌍용차는 26개월여 만에 첫 번째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가 35년 만에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꾼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2015년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가 흥행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듯 했지만 소형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가 감소했다. 적자를 이어간 쌍용차는 2020년 12월 결국 두 번째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마힌드라그룹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고 같은해 4월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올 1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 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 3월 계약이 해제됐다.

쌍용차는 재매각을 실시했고 KG그룹이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지난 8월 KG그룹의 인수대금 완납으로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면서 쌍용차는 18년 만에 국내 기업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KG그룹의 곽재선 회장은 지난 9월 쌍용차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고 "쌍용차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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