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만난 뉴진스, 춥고 시린 '디토'의 시절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2022. 12. 22. 08: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목소리가 겨울을 울린다.

뉴진스는 지난 19일 첫 번째 싱글 앨범 'OMG'의 수록곡 '디토'(Ditto)를 선공개했다.

'디토'는 힙합의 브레이크 비트와 하우스가 섞인 볼티모어 클럽 댄스 뮤직 장르로, 뉴진스는 자신들만의 풋푹한 색깔로 재해석했다.

'디토'를 듣게 되면 뉴진스가 왜 겨울을 맞이했는지 알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그룹 뉴진스 /사진제공=어도어
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목소리가 겨울을 울린다.

뉴진스는 지난 19일 첫 번째 싱글 앨범 'OMG'의 수록곡 '디토'(Ditto)를 선공개했다. '디토'는 힙합의 브레이크 비트와 하우스가 섞인 볼티모어 클럽 댄스 뮤직 장르로, 뉴진스는 자신들만의 풋푹한 색깔로 재해석했다. 멤버 민지가 작사에 참여했다.

'디토'는 발매와 동시에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벅스, 지니 일간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고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7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동안 뉴진스의 모든 곡이 주목받은 이유로 여러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가장 큰 부분은 '판타지'다. 현실과 교묘하게 섞인 환상은 마치 우리가 실제 겪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 순간, 리스너들은 기억에 묻어 둔 추억 혹은 상상으로 과몰입하게 된다. 요즘 어떤 작품이든 시청자의 '과몰입'을 요구하는 시대에 뉴진스의 화법은 충분히 흥할 가치가 있다. '디토' 역시 이와 비슷한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디토'를 듣게 되면 뉴진스가 왜 겨울을 맞이했는지 알 수 있다. 청춘이란, 확고한 감정이 있어도 이리저리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런 감정을 캐치해낸 뉴진스는 겨울로서 청춘들을 표현해냈다. 곡 전반적으로 옅은 피아노 소리와 가사의 끝을 흐리는 멤버들의 노래는 아련함을 만들어냈다. 또 곡의 도입부와 비슷하게 마무리 짓는 구성은 리스너를 끌어안는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사진=뉴진스 '디토'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그들의 감성은 뮤직비디오를 보면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A와 B편으로 나뉜다. A편은 캠코더로 찍어낸 뉴진스의 학교 생활을 그리고 B편은 A편에서 다루지 못했던 비하인드가 담겨있다. 두 편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건 얼굴을 가린 한 여학생의 시선이다. 그는 밝게 웃고 행복해한다. 또한 친구를 찍다가 어떤 남학생을 보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돌린다. 여학생은 뉴진스와 멀어져 혼자 남겨지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갑자기 뒤를 돌아서 아무런 말도 없이 뉴진스와 멀어진 그는 먼 훗날 그들을 담아낸 영상을 보며 당시를 추억한다.

꼭 우리를 보는 듯 하다. 누구에게나 학창시절, 친구와 싸우고 멀어지기도 하고 금방 화해해 친하게 지낸다. 별 일은 아니지만 함께있기 때문에 웃는 경우도 존재한다. 뉴진스가 전작을 통해 '미국 하이틴' 감성을 가져왔다면, 이번엔 '한국 하이틴'을 Y2K 감성으로 해석한다. Y2K란 연도의 마지막 두 자리만 사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다. 이처럼 2000년대에 들어섰음에도 1990년대 감성을 드러내는 무대와 공연을 Y2K 감성이라고 표한다.

1990년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놓여있는 시대로, 디지털로 점철된 현대에선 다신 볼 수 없는 풍경이 담겨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90년대 올드스쿨 음악을 즐기며 패션을 동경한다. 최근 Y2K 감성이 유행하는 것도 3040세대에겐 흐릿한 추억을, 1020세대에겐 다시 볼 수 없던 것에 대한 새로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영상 말미엔 사슴을 바라보는 장면이 지속적으로 담긴다. 이는 돌아가지 못할 순간을 그리워하는 메타포로 작용, 대중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매번 강한 콘셉트와 세계관을 요구하는 아이돌 시장에 추억과 감성을 날카롭게 건들이는 그룹이 등장했다. 이게 뉴진스가 좋은 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