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힘 좀 풀고 합시다 ‘젠틀맨’[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2. 12. 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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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젠틀맨’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웨이브



■편파적인 한줄평 : 어차피 다 아는 얘기할텐데.

어차피 다 아는 얘기를, 굳이 힘 빡 주고 한다. ‘좀 다를테니, 기대해’라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화려하게 치장한다. 치장만 두 시간째다. 영화 ‘젠틀맨’(감독 김경원) 앞에서 점점 무표정이 되는 이유다.

‘젠틀맨’은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진짜 검사 ‘김화진’(최성은)과 함께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물이다. 주지훈, 최성은, 박성웅, 이달, 박혜은 등이 출연해 러닝타임 123분을 완성한다.



현란한데 무감하다. 마치 번지르르하게 잘 꾸몄지만 매력없는 상대를 만난 기분이다. ‘헤헷, 이건 몰랐지?’란 의도로 3번의 반전 장치를 심어놓았음에도, 큰 감흥이 없다. 치밀하게 설계한 척 하지만, 기존 케이퍼무비에서 많이 봐왔던 여러 반전 장치들을 백화점 코너처럼 나열된다. 이야기엔 힘이 없고,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라 ‘지루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케이퍼무비 클리셰인 ‘선수 입장!’ 식의 장면들도 자주 출몰한다. 주인공인 ‘지현수’는 그나마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바탕에 깔리지만 그의 조력자들은 인물의 대사로만 정보를 전달해 마치 공기 위에 둥둥 떠있는 것만 같다. 실제 이런 조합이라면 국가최고권력기구까지 털 수 있을 법한 화력인데, 어째 목표하는 바가 시시해 멋을 발견하기도 어렵다. 인물도 한방이 없는데, 대사 역시 무기력하다.

이야기와 캐릭터에서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을 그나마 스타일리시한 편집으로 해갈하려 한다. 시선을 사로잡긴 하나 본질의 부족함을 채우기엔 부족하다.

주지훈은 멋있다. 캐릭터가 아닌 배우 자체로 멋있는 터라 아쉽다.

최성은은 눈에 힘을 좀 뺐다면 어땠을까. 어려울 때 웃는 자가 일류라지만, 갈등이나 위기마다 애써 웃으려고 해 캐릭터의 센 기운이 오히려 사라진다.

박성웅은 기존 이미지 그대로 연기한다. 그가 연기한 ‘권도훈’이 박성웅의 악역 이미지에 기댄 느낌도 난다. 오는 28일 개봉.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3.8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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