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맹점

차진영 기자 2022. 12. 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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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 안에 양 쪽 끝에 하트와 스페이드를 그려놓고 그림이 있는 페이지를 활짝 펴서 손에 들고 팔을 앞으로 쭉 뻗는다.

왼쪽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만 그림을 본다.

그림에서 왼쪽에 그려진 하트를 오른쪽 눈으로 응시한다.

그림을 천천히 얼굴 가까이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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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직사각형 안에 양 쪽 끝에 하트와 스페이드를 그려놓고 그림이 있는 페이지를 활짝 펴서 손에 들고 팔을 앞으로 쭉 뻗는다. 왼쪽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만 그림을 본다. 그림에서 왼쪽에 그려진 하트를 오른쪽 눈으로 응시한다. 그림을 천천히 얼굴 가까이 가져온다. 이렇게 하다 보면 스페이드가 사라지는 지점을 만난다. 우리는 이 지점을 '맹점'이라 부른다.'맹점'은 어떠한 일에 주의가 미치지 못해 모르고 지나친 잘못된 점을 뜻한다.

연말연시다. 며칠 후면 성탄절이고 열흘 후면 새해가 된다. 사람들은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를 비롯해 각종 모임을 가지면서 가는 해를 마무리하며 목표를 세우고 오는 해를 기다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움추렸던 지난해와 달리 저녁이 되면 상가안이 시끌벅적하다. 얼굴엔 웃음이 끊이지 않고 '건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대부분이 즐거운 사이 소외되고 힘들어 하는 곳에선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등윳값이 휘발유 가격보다 높아지면서 난방비 부담에 전기장판을 켜고 겨울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은 추위에 떨고 있다. 고물가와 실업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하루 한 끼로 생활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지난달 인천의 한 빌라에서는 10대 형제 2명이 숨지고 40대 부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40대 부부가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부 둘다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부채 등 경제적 어려움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위기 가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지자체나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발견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국민들이 해마다 나온다. 세모녀 사건도 잊혀져 간다. 연말을 맞아 많은 단체와 국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과 물품을 지자체에 기탁한다. 기탁한 성금과 물품은 복지재단 같은 기관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곳이 존재한다.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 보다 많은 관심으로 춥고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맹점'을 없애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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