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범죄 아닌가"…'결혼지옥'·'고딩엄빠', 자극 좇다 잃어버린 기획의도[이슈S]

공미나 기자 2022. 12.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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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과 MBN '고딩엄빠' 등 가족 솔루션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연일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7세 딸 양육 문제로 갈등하는 재혼 가정 사연이 소개된 가운데, 의붓딸에게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하는 새아빠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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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MBC, MBN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과 MBN '고딩엄빠' 등 가족 솔루션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연일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7세 딸 양육 문제로 갈등하는 재혼 가정 사연이 소개된 가운데, 의붓딸에게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하는 새아빠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방송에서 새아빠는 의붓딸을 다리 사이에 끼운 채 껴안는가 하면,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찌르고 쓰다듬었다. 아이는 여러 차례 "하지 말라"는 의사를 밝혔으나, 새아빠는 아이에 대한 신체 접촉을 이어갔다.

해당 장면을 두고 시청자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아동 성추행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이를 방송에 고스란히 내보낸 제작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졌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21일 오전 기준 290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결혼 지옥'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가정폭력, 매매혼, 외도 등 일회성 상담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연을 잇따라 소개해왔다. 당초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하여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눈다'는 취지와 달리 "자극적인 소재에만 매몰됐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MBN '고딩엄빠2'도 비슷한 이유로 연일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0대에 부모가 된 미성년자들이 마주하는 편견과 차별을 지적하고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였지만, 최근에는 미성년 여성과 성인 남성의 교제와 임신, 결혼 등을 여러 차례 다뤄 논란이 됐다.

무엇보다 최근 사회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그루밍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고딩엄빠2'는 성인과 미성년자의 교제를 단순히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 정도로 포장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이러한 방송이 나간 뒤 '고딩엄빠2'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방송이 미성년자 그루밍 성범죄를 미화한다"는 글과 함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 프로그램 취지는 '위기에 놓인 가족들을 돕는다'에 맞닿아 있지만, 방송이 거듭될수록 이러한 기획 의도는 흐려지는 모양새다. 범죄 수준에 가까운 상황들을 연이어 다뤄지고 있으며, 구색을 갖추기 위해 슬쩍 집어넣는 솔루션이 무의미해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순히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인 상황 전시에만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복되는 논란 속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출연자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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