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GT 감성의 SUV, 마세라티 르반떼 모데나S
2022. 12. 22. 07:00
-브랜드 고향의 이름을 건 고성능 르반떼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가 어느덧 데뷔 7년차를 맞이했다. 그동안 몇 차례 시승을 통해 익숙하지만 이번엔 조금 낯설다. 올해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과 상품성을 향상해서다. 트림 구성은 그란 스포트, 그란 루쏘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선택지를 간소화했다. 대신 마세라티 뿌리가 박혀있는 이탈리아 모데나를 이름에 더했다. 새로운 르반떼의 주력 트림인 모데나 S를 시승했다.
▲한층 진보한 겉과 속
마세라티의 부분변경은 숨은 그림 찾기처럼 디자인의 변화 폭을 찾기가 쉽지 않다. 르반떼의 개성을 담은 매서운 눈빛의 헤드램프와 원형 안개등은 여전하다. 큼지막한 육각형 그릴은 세로형 패턴의 디테일을 강조했다. 얼핏 보면 예전과 거의 같다. 시승차에 칠한 블루 이모지오네 색상은 펄이 잔뜩 들어가 밤 하늘의 은하수를 떠올린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명도가 다르게 보이는 점도 매력적이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측면은 콰트로포르테의 트렁크를 잘라내고 C필러를 치켜 올린 듯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펜더에 붙인 필기체의 모데나S 레터링은 C필러의 마세라티 엠블럼과 함께 검게 처리해 꽤 멋스럽다. 마세라티의 삼지창 로고를 형상화한 21인치 안테오 휠은 그 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붉은 브레이크 캘리퍼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후면부는 테일램프 그래픽을 바꿔 낯선 느낌을 준다. 클리어 부품을 적극 활용해 더 간결하고 얇아진 형태를 연출했다. 새 그래픽은 콰트로포르테, 그레칼레 등 마세라티 최신 라인업에서도 볼 수 있다.
실내는 브랜드와 제품의 특성에 맞게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챙겼다. 곳곳에 가죽을 두르고 틈새엔 카본 무늬가 빛을 반사한다. 스티어링 휠 좌측의 엔진 시동 버튼은 모터스포츠의 근간을 의미한다.
계기판은 서체를 반듯하게 세우고 섬세한 디자인을 반영해 흐름을 따랐다. 8.4인치 디스플레이 크기는 여전하지만 내용을 알차게 구성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의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이전에 없던 호사로, 마세라티의 디지털화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고급 브랜드답게 차체 대비 거주성은 낮은 편이다. 길이 5m가 넘는 차체를 지녔지만 중형 SUV 수준의 공간을 갖췄다. 시트와 트림의 가죽 부피를 키우는 등 안락함에 치중한 결과다. 덕분에 착좌감 만큼은 우수하다. 뒷좌석은 6대4 비율로 접을 수 있으며 적재공간은 기본 580ℓ다.
▲빠지지 않는 감성
엔진은 페라리 입김이 들어간 V6 3.0ℓ 가솔린 트윈 터보를 얹어 최고 430마력, 최대토크 59.7㎏·m를 발휘한다. ZF가 공급한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리며 0→100㎞/h 가속을 5.2초 만에 끝낼 정도로 뜨겁다. 동력은 다루기 쉬우면서도 강하게 뽑아낼 수 있도록 조율했다. 엔진을 적극적으로 돌리자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울려 퍼지며 질주본능을 일깨운다. 스포츠 모드를 활용하면 가속 페달이 예민해지면서 가변 배기시스템을 활성화해 더 우렁찬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하만 카돈 오디오를 품고 있지만 배기음은 참기 어렵다.
연료 효율은 복합 7.0㎞/ℓ(도심 6.1㎞/ℓ, 고속 8.3㎞/ℓ)를 인증 받았다. 고속도로와 도심 위주로 달린 시승에선 6.3㎞/ℓ의 효율을 보였다. 차의 특성에 따라 운전을 즐긴 결과다.
AWD 시스템인 Q4는 평소 뒷바퀴만 굴리다 주행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앞바퀴에도 구동력을 전달한다. 여기에 기계식 차동제한장치를 더해 노면과의 궁합을 맞춘다. 주행 안정성은 기대 이상이다. 굽잇길에서 뒷바퀴를 흘리다가도 이내 잡아줘 흐트러짐 없는 선을 그리며 달릴 수 있다.
승차감은 완전한 스포츠카보다 GT를 모사한 느낌을 전달한다. 단단한 느낌이 짙지만 적절한 완충을 제공해 편안하다. 역동성을 원한다면 센터 콘솔의 버튼을 눌러 솔직한 노면 반응을 불러오면 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차체를 자동으로 낮추는 기능을 넣었다. 소음·진동은 엔진음, 배기음 같이 꼭 필요한 것들만 유입되도록 마감했다. 주행 보조시스템은 레벨2를 지원한다.
▲무르익은 르반떼의 매력
잘 숙성된 와인 같다. 단순히 오래돼서가 아니라 정중동의 변화를 통해 얻은 결실이다. 고향의 이름을 빌린 데엔 그만한 자신감이 담겨져 있었다. 동생격인 그레칼레 등장에도 제 지위를 지킬 수 있는 매력 역시 두드러진다. 모터스포츠 감성을 가득 담은 엔진은 다운사이징을 거부하면서도 정통 내연기관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처럼 와 닿는다. 가격은 1억8,30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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