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손에 붕대’ 오현규, “벤제마 따라한 거 아니예요”

허윤수 기자 2022. 12. 22. 06: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오현규(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허윤수 기자] 27번째 태극 전사로 많은 관심을 받은 오현규(21, 수원삼성).

누군가는 깜짝 발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13골 3도움으로 당당히 득점 부문 공동 5위에 오른 골잡이다. 이전까지 커리어하이가 5골 3도움이었던 걸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세였다.

오현규는 “올 시즌 전 목표를 내 한계 그 이상으로 잡았다. 해낸 것에 대해 스스로 대견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더 배고파야 한다. 부족한 점도 많고 갈 길도 멀다”라고 평가했다.

오현규의 득점은 후반기에 집중됐다. 그만큼 순위 싸움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가치 높은 득점을 많이 터뜨렸다.

오현규는 “사실 여름 이전까지는 압박감이 너무 심했다. ‘즐기자’라는 생각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골이 따라온 거 같다. 내가 득점을 따라가려고 하면 더 멀어지더라”라고 떠올렸다.

쉽지 않았던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지만 피말리는 잔류 싸움도 펼쳤다. 그는 “정말 쉬운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 한 경기가 끝나자마자 다음 경기를 계속 생각해야 했고 압박감에 힘들었다. 빨리 시간이 지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잘 마무리해서 다행인 거 같다”라며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돌아봤다.

▲ FC안양과의 승강PO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오현규 ⓒ한국프로축구연맹

13골 중 가장 결정적이었던 득점은 역시나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결승골. 연장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수원의 잔류를 이끌었다.

오현규는 “두 번 다시는 경험하기 싫다. 앞으로 내 축구 인생에서도 이렇게 큰 부담감을 안고 뛸 경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말 힘들었지만, 그때 경험이 앞으로 있을 경기를 편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라며 긍정적인 면을 봤다.

만 21살에도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린 오현규는 영플레이어상도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K리그 출장 3년 차 이내라는 규정에 발목 잡혔다. 고등학생 시절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던 그에겐 아쉬울 수도 있는 조건이었다.

오현규는 “사실 어릴 땐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올해 너무 어려운 시즌을 보냈고 그 이상의 보상을 받았다는 생각에 따로 아쉬운 건 없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준프로 계약은 그만큼 어린 나이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 화려해 보일 수 있었던 성장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오현규는 “어릴 때 큰 부상이 많았다. 중학생 때 팔이 부러져 7~8개월을 쉬었고 고등학생 때는 십자인대를 다쳤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공 차는 즐거움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많은 도움을 준 가족에게도 정말 고맙다”라고 회상했다.

▲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이젠 오현규의 상징이 된 오른손 붕대 역시 부상에서 비롯됐다.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35, 레알 마드리드)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오현규는 벤제마를 따라 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상무 시절 동계 훈련 때 손목을 다쳤다. 테이핑을 하고 한 두 달 정도 뛰었는데 경기력이 좋았다. 또 테이핑을 안 하니 불안감도 있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라고 설명했다.

▲ 상주상무 시절 손에 테이핑을 한 오현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무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오현규에게 군대 이야기를 물었다. 그는 프로 2년 차이던 2020년 입대를 결정했다. 축구선수치곤 상당히 빠른 결정이었다.

오현규는 “중학생 때부터 수원에만 7년 정도 있었다. 한곳에 머무르면 성장이 정체된다는 걸 느꼈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더 성장하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그게 자산이 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수원 유스 출신인 오현규는 홈구장인 빅버드에서 볼 보이를 하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만큼 지난 7월 대구FC를 상대로 터뜨린 빅버드에서의 첫 골은 의미가 컸다.

▲ 오현규는 대구FC를 상대로 빅버드에서의 첫 골을 터뜨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오현규는 “볼 보이를 거의 6년가량 하며 항상 빅버드에서의 득점을 꿈꿨다. 그 득점 이후 마음이 조금 편해진 게 있다. 이후 계속 골이 나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볼 보이 하는 친구들을 보면 불과 몇 년 뒤엔 함께 뛸 선수들이다. 하루빨리 성장해 같이 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현규는 부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월드컵의 열기가 K리그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올해 우리 팀과 팬들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팬들이 더 큰 상처를 받으셨을 것이다. 올해 힘드신 만큼 내년에 더 기쁜 순간으로 보답하겠다. 월드컵에서 많이 배우고 온 만큼 팬분들도 K리그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 오현규(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