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만난 최태원 “기업도 투자할 돈이 없다” 펀딩활성화 요청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최태원 회장이 만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1일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최근의 '투자절벽' 상황을 놓고 "기업이 투자를 안 해서가 아니라 기업도 투자할 돈이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및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토론 순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경제단체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모두발언을 제외하고 비공개로 이뤄진 토론은 KTV가 전체 회의 영상을 방송해 공개됐다.

최 회장은 "시장이 현재 상당히 막혀있다"며 "이것을 풀려면 펀딩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외려 투자 펀드를 만들어서, 투자 전문가들이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목적성 형태의 펀드를 만들어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력 육성 건에 대해선 "특화된 인력에 필요한 지원책이 무엇일지 조금 더 고민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훈련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청년도 '이 직업이 내가 평생 택할 길'이라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며 "직업 시큐어(보장)를 함께 해준다는 말이 있어야 중산층에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확실히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화된 형태의 시장 조성도 강조했다. 예로 탄소중립을 언급했다.

그는 "탄소중립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해 이것을 더이상 비용화시키지 말고 시장화시키는 해법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관련 기술을 하려면 대한민국에 와야 한다는 포지션을 만드는 게 미래 먹거리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또 "인구위기, 기후위기, 경제안보, 지역균형발전을 아울러 외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시장화할까를 생각하면 투자가 활성화가 잘 이뤄질 것"이라며 "세계 시장이 변했다. 과거의 '원 마켓' 형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은 쪼개져 있는 상태고 옛날처럼 효율성만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 안보를 같이 생각할 수밖에 없고, 결국 비용이 더 든다"고 했다.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최태원 회장이 만나고 있다. [연합]

이날 토론에는 관련 부처 장관들 외에 윤 대통령이 회의에 앞서 위촉장을 수여한 이인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등 자문위원 29명, 구자열 대한무역협회장,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올해 우리 수출이 어려운 여건 속 역대 최대 실적으로 선전 중이라면서도 "대외 여건이 크게 악화되는 만큼 내년 우리 수출도 역성장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