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면서 용돈도 번다…K팝 흥행에 물오른 F2E 나도 해볼까

홍효진 기자 2022. 12.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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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메타비트가 글로벌 디지털 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과 협업해 발행한 '마마무 NFT 스페셜 컬렉션'. /사진=메타비트
'덕질'과 NFT(대체불가토큰) 등 디지털 자산을 결합하는 팬덤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 팬 활동에 따른 보상이 지급되는 이른바 F2E(Fan to Earn)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NFT 시장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애 '덕질'하고 토큰 받는다…내 가수 타이틀곡, 팬들이 직접 뽑아
/사진='메타비트' 앱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F2E 서비스 등 디지털 자산과 연계된 K팝 팬덤 활동이 늘고 있다. F2E는 게임 업계 P2E(Play to Earn)가 주축이 된 X2E(특정행위에대해 보상하는 것) 생태계에서 파생된 팬 활동 기반 보상 서비스다. 팬들이 아티스트 NFT를 구매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토큰 등 가상자산 형태로 얻는 등의 구조다.

음악 콘텐츠 NFT 플랫폼 기업 메타비트는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 RBW, 카라 등이 소속된 DSP미디어, 오마이걸 등 소속사 WM 등 9개 엔터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15일엔 팬 참여형 F2E 플랫폼 '메타비트' 앱(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NFT 경매·거래, 토큰 스테이킹(예치) 및 소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팬들은 플랫폼 활동을 통해 거버넌스 토큰인 비트(BEAT) 토큰을 보상으로 얻는다. 메타비트는 내년 1분기 해당 플랫폼의 PC 버전 출시도 계획 중이다.

메타비트 관계자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협력해 메타버스 콘서트와 팬 사인회 등을 구상 중이며 향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력할 계획"이라며 "응원봉·사진집·DVD·의류·액세서리 등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의 NFT를 제공할 예정이다. 팬 커뮤니티 활동과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 참여형 K팝 연예기획사 스타트업 '모드하우스'는 자체 개발한 엔터 플랫폼 '코스모'를 통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제작한 걸그룹 '트리플에스'의 타이틀곡 결정 등 그룹 운영 방식 관련 중요한 의사결정은 블록체인을 통한 팬들의 투표로 결정하고 있다. 트리플에스 멤버 모습이 담긴 NFT 기반 포토카드 '오브젝트'(objekt)를 소유하면 투표권이 담긴 유틸리티 토큰 '꼬모'(COMO)가 지급된다. 꼬모는 유닛그룹이나 타이틀곡 투표 등 의사결정 과정에 사용된다.

모드하우스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사업인 만큼 대중의 선택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팬들은 아티스트 NFT를 모으고 교환하는 등 소통하면서 팬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 제한적" vs "코인 상승장 오면 주목"
팬 참여형 K팝 연예기획사 스타트업 '모드하우스'가 제작한 아이돌 걸그룹 '트리플에스'. /사진='모드하우스' 공식 트위터
팬덤 연계 서비스 확대로 침체됐던 NFT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FT 시장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과열됐다가 루나·테라, FTX 파산신청 등 가상자산 이슈와 맞물리며 얼어붙었다. NFT 분석 웹사이트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NFT 시장 달러 거래량은 16억7500만달러(약 2조1535억원)로, 73억6500만달러(약 9조4684억원)를 기록한 전 분기 대비 77% 감소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팬 참여형 NFT 서비스는 NFT가 갖는 기술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직관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익숙한 팬덤 문화에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면서 코인 상승장이 다시 오면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팬덤 문화는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고관여 산업이고 소수 팬이 큰돈을 지속적으로 쓰는 구조"라며 "팬 참여형 NFT 산업은 기존 엔터 팬들과 크립토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투자 측면에서 대중들이 더욱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요층이 한정적인 만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팬덤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요층이 정해져 있어 시장 전체를 견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정 팬덤에는 주목도가 큰 시장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대중들은 아예 관심 밖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보유한 NFT의 자산성도 '그들만의 리그'에 한정된 가치이기 때문에 그 시장 안에서는 자산성이 생성될 수 있지만 외연이 확대되기에는 제한적"이라며 "글로벌한 서비스로 확대될 수는 있지만 구매 니즈(Needs)가 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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