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 드셨죠? 해장국 드릴까요" KT 메뉴 추천해주는 AI로봇 개발 포기한 사연

송혜리 기자 2022. 12.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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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술을 드셨네요, 그럼, 오늘은 해장국을 드세요."

단골 식당 인공지능(AI) 서빙 로봇이 나를 알아보고 이렇게 말을 걸어오면 어떨까.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이상호 KT AI로봇단장은 서빙 로봇이 단골 손님을 알아보고 메뉴를 추천해주는 AI 서비스 로봇 사업을 추진했다가 중도포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령 손님이 테이블에 앉으면 로봇이 다가와 '어제는 술을 많이 드셨으니 오늘은 이 메뉴를 드세요' 이렇게 말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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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개인정보 미래포럼' 제6차 회의 개최 현장
AI로봇의 전제조건은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
개인정보보호 및 처리기준 명확하지 않아
전문가들, 일괄적 제한보다는 분야별 정보주체 선택권 존중해야

서울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AI 및 로봇 산업과 개인정보'를 주제로 '개인정보 미래포럼' 제6차 회의가 열렸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어제는 술을 드셨네요, 그럼, 오늘은 해장국을 드세요."

단골 식당 인공지능(AI) 서빙 로봇이 나를 알아보고 이렇게 말을 걸어오면 어떨까. 어떤 이는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것이 신통방통하다고 여길 것이다. 반면 로봇이 내 속사정을 어떻게 알았을까 찜찜했을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로봇을 보는 게 이상하지 않은 로봇 시대다. 하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말을 거는 AI 로봇은 정작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기술적 문제도 있겠지만 AI 기술의 핵심인 개인정보 수집 처리와 보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 동의를 받고 활용할 지 여부가 AI 로봇 대중화의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 열린 '개인정보 미래포럼' 제4차 회의. '기술의 시대-미래산업과 프라이버시 조화'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선 AI 및 로봇 산업과 개인정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오갔다.

KT, AI로봇으로 개인화 서비스 추진했지만 '정보수집·활용' 근거 없어 불발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이상호 KT AI로봇단장은 서빙 로봇이 단골 손님을 알아보고 메뉴를 추천해주는 AI 서비스 로봇 사업을 추진했다가 중도포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기술적으론 충분히 구현할 수 있었지만 개인정보의 수집과 처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보니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 단장은 "모빌리티 로봇, 이동형 로봇 등에는 색깔·장애물 구분 등을 위해 카메라와 라이다센서가 탑재되는데, 이를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고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단장에 따르면, KT는 최근 국내 특정 매장에서 AI를 이용한 자동화 서비스 구축해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는 "가령 손님이 테이블에 앉으면 로봇이 다가와 '어제는 술을 많이 드셨으니 오늘은 이 메뉴를 드세요' 이렇게 말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고객이 그간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현재 건강이 어떤지 관련한 데이터가 공유돼야 하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보니 서비스 개발을 중도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 단장은 AI 로봇 서비스를 위해선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특정 개인이 '어떤 메뉴를 시키는가'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 서비스 로봇들이 배송업무에만 치중돼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용화된 KT 서비스로봇은 수집된 정보를 클라우드에 공유하지 않고 소멸시키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주체에 정보 제공 선택권 부여하고 분야별 활용 기준 마련해야

이날 참석한 미래포럼 위원들은 이같은 AI 로봇 서비스가 상용화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개인정보 수집과 처리기준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자신의 정보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 주체의 주권 행사와도 관련 있다는 설명이다. .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단골 식당에서 알아보고 서비스를 내주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20·30대 젊은 남성들은 식당주인이 알아보면 다시는 안 간다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면서 "또 여자친구가 바뀌어서 다른 친구와 갔더니 그때랑 다른분이랑 오셨네요, 이러면 곤란해진다"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상황에 따라 이용자가 '더 편리하고 품질 높은 서비스가 필요하다, 혹은 그렇지 않다' 이런 선택에 따라 정보 수집을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형태의 개인정보 활용을 일반화할 분야, 엄격한 잣대를 도입할 분야 등을 구분할 경우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과 미래포럼 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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