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로페즈·2017 헥터…앤더슨+메디나, KIA 우승청부사 기대만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둘 중에 한 명만 우승청부사가 되면 된다.
KIA는 FA 시장에서 정중동했다. 2022-2023 오프시즌 최고의 변화는 외국인투수 교체다. 검증된 좌완 듀오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를 포기했다. 후반기에 놀린은 13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1.90, 파노니는 13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41이었다.
후반기만큼은 토종에이스 양현종보다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KIA는 과감하게 이들과의 동행을 포기했다. 심지어 놀린은 보류선수명단에서도 뺐다. 내구성과 구위를 감안한 결정이다. 역사적으로 최강팀,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구위형 외국인에이스가 팀을 이끌고 가며 시너지를 이끌었다. KBO리그 토종투수들의 스피드도 점점 올라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구위형 투수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시즌을 치르면서 강력한 구위형 에이스의 선발 매치업상 우위에서 오는 이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KIA가 새롭게 선택한 외국인투수는 둘 다 구위형이다. 그리고 우완이다.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 기존 좌완 일색의 선발진에 짜임새를 더했다. KBO리그 적응이 변수지만, 자신의 기량만 보여주면 선발진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는 KIA의 믿음이 있다.
앤더슨은 193cm의 신장에 최고 154km의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구사한다. 신규 외국인선수 최대 100만달러를 꽉 채웠다. 메디나도 150km 초반의 포심에 싱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는다. 총액 63만6000달러인데, 잠재력은 앤더슨만큼 높다는 평가다. 앤더슨이 28세, 메디나가 26세로 발전 여지도 충분하다. 아직 젊은 나이인만큼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포기할 리 없다. 일종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KIA에도 과거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한 에이스들이 있었다. 훗날 일본에서 금지약물 이슈가 있었지만, 다니엘 리오스는 KIA에서만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41승을 챙겼다. 이때 KIA는 우승까지 도달하지 못했으나 포스트시즌에는 나갔다.
KIA가 통합우승한 2009년과 2017년에 양현종을 능가하는 임팩트를 보여준 외국인에이스들이 있었다. 2009년 아귈리노 로페즈는 29경기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3.12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7년 헥터 노에시도 30경기서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로 양현종과 최강 원투펀치를 이뤘다. 이들이의 평균구속은 140km대 후반이었지만, 전력투구시 150km을 가볍게 넘겼다.
우승까지 가지 못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에 몸 담은 애런 브룩스도 전형적인 구위형 에이스였다. 2020시즌에는 가족의 교통사고로 미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23경기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했다.
앤더슨과 메디나는 로페즈와 헥터의 길을 걸을까.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KBO리그 적응, 마인드컨트롤 등 다양한 변수들을 제어하는 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두 사람이 양현종을 3선발로 밀어낼 수 있다면 KIA 선발진의 경쟁력은 최고치로 올라간다.
[앤더슨(위), 메디나(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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