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새 부도 2배·폐업 40%↑…건설한파에 상위 10% 건설사도 ‘털썩’[건설이 흔들린다]①

신현우 기자 2022. 12.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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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심으로 건설사 줄도산 위기론 확산
건설경기 침체 골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편집자주] 금리인상으로 부동산거래가 급랭하면서 건설업계의 한파가 뚜렷해지고 있다. 말단부인 지방과 중소-중견건설사들의 부도리스크가 수도권과 서울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뉴스1>은 미분양 급증에서 비롯된 '건설한파'의 현황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제언과 해결책을 3회의 기획취재를 통해 살펴본다.

사진은 1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2.12.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건설 산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년 새 폐업한 종합건설사가 40%가량 늘었다. 부도 업체는 2배 증가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 건설사도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원자잿값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의 상황 속에서 자금 조달마저 여의찮아서다. 그러나 건설사의 먹거리 찾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미분양 확산 전망 등이 예상돼서다. 일각에서는 과거 금융·외환위기 때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214건으로, 지난해 동기(153건)대비 39.86%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연간 수준이다. 특히 폐업 신고는 최근 2년간 줄고 있었으나 올해 다시 늘었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 줄도산 위기론도 확산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종합건설업체로 등록된 건설사 중 총 5곳이 부도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2곳)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 △경남 2곳 △부산 3곳 등이다. 부도업체 수는 2017년(17곳) 이후 점차 감소해 지난해 2곳까지 줄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했다. 실제 지난달 매출 500억원대인 동원건설산업(경남지역 시공능력평가순위 18위·전국 시공능력평가순위 388위)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올해 종합건설사 시평 순위가 3055위까지 매겨진 점을 감안하면 상위 10% 건설사가 부도난 것이다. 당시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 등이 부도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상황 개선은 여의찮다. 내년 부도 업체가 더 늘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고금리와 집값 급락·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 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PF가 거의 중단된 상태인데 브리지론과 ABCP(자산담보부 어음)로 지원된 자금의 대환이 막혀 건설업체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산연은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주택담보대출과 건설사업에 PF 조달방식이 거의 없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PF 조달비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평균 38% 수준으로 낮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근 금리 급상승 상황에서 높은 평균 LTV(평균 50%에 육박)·PF 조달비율로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위험이 훨씬 더 크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 침체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 사업에 치중했던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 호황이 끝나자 휘청거리기 시작했다”며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 부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문제는 당장 먹거리 실종인데 사업 포트폴리오 한계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며 “주택 사업에 편중할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인데 이런 상황이 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이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경기가 호전되기보다 전반적으로 침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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