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내홍에 난감한 한화에어로…누리호 기술이전 영향 받나

최민경 기자, 김인한 기자 2022. 12. 22.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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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조직개편에 따라 누리호 발사사업을 주도한 수장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내년 상반기 누리호 3차 발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항우연의 누리호 개발 기술을 이전해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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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2022.6.21/뉴스1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조직개편에 따라 누리호 발사사업을 주도한 수장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내년 상반기 누리호 3차 발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리호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항우연 핵심 인력들이 빠지면서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에서 열린 누리호 고도화사업 사업착수 회의엔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을 포함해 사퇴서를 제출한 항우연 소속 부장 5명이 모두 불참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자로 선정한 후 처음 열린 누리호 관련 회의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발사전담평가단이 중심이 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참여했다.

앞서 항우연이 누리호 발사 사업을 주도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발사체 연구소' 산하로 조직개편하자 고 본부장, 옥호남 나로우주센터장 등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항우연은 인력을 효율화하는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고 본부장은 항우연이 개편한 조직으론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퇴를 표명하는 등 반발했다.

중책을 맡았던 고 본부장이 발사체 고도화 사업 관련 첫 회의에도 불참하면서 업계에서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날 회의에서 항우연 조직개편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항우연의 누리호 개발 기술을 이전해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이달 초 본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누리호 후속개발과 4회 반복발사(4기 발사, 3기 양산)로 발사 신뢰성을 높인다. 당장 내년 5~6월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기술 이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부터 잡음이 일면서 난감해진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항우연 내부 갈등과 별개로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누리호는 1, 2, 3단간 조립이 끝나는 등 제작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3차 발사되는 누리호는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라며 "3차 발사는 원래 2월에 예정돼있었는데 5월로 미뤄져서 일정도 충분하고 2차 발사 때 문제점들도 보완돼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항우연은 인사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본계약을 체결했고 기술 이전 협의를 했다"며 "엔진 등 누리호 핵심 구성품도 산업체가 만들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기술 이전이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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