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축소에 스트리머 이탈 가속화…트위치, 한국 떠나나?

이창환 기자 2022. 12.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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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화질 제한·VOD 기능 중단 등 서비스 축소 잇따라
타 플랫폼 이적, 유튜브 동시 송출 스트리머 늘어
시청자들은 불만 토로…"한국서 철수할 것인가?"
트위치 "망사용료 때문 아냐…철수 계획은 없어"

[서울=뉴시스]'트위치' CI. (사진=트위치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인터넷 방송 중계 업체 트위치(Twitch)가 최근 한국에서 잇따라 영상 스트리밍 관련 서비스 수준을 낮추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치가 영상 화질을 최대 1080p에서 720p로 제한한 데 이어 다시보기 서비스마저 중단하자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거나 '동시 송출'을 고려하는 스트리머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트위치가 망 사용료 등 정책 이슈를 문제 삼아 한국 시장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트위치 측은 한국 시장 철수설을 부인했지만 서비스 축소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 이용자와 스트리머들 모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인터넷 방송 업계에 따르면 팔로워 72만여명을 보유한 '침착맨(웹툰 작가 이말년)'은 지금까지 트위치에서 라이브 방송을 해 왔지만 내년부터 유튜브에서 방송을 동시 송출한다.

침착맨은 트위치의 서비스 축소 이후 유튜브 라이브만을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동시 송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방송에서 "호기롭게 유튜브 가겠다고 했는데 (테스트 방송을) 해본 결과 아무래도 시스템이 부족한 게 있다"며 "동시 송출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서비스 축소 이후 트위치 전속 파트너로 누리던 이점을 포기하면서 유튜브로 자리를 옮기는 스트리머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트위치는 타사 플랫폼에서 영상을 동시 송출하는 스트리머들에게 파트너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침착맨과 함께 트위치의 대표 스트리머인 '승우아빠'도 최근 유튜브 동시 송출을 결정했다.

승우아빠는 자신의 방송에서 "영상이 남아야 유튜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다시보기 중단은) 치명적이다. 그래서 다시보기가 남는 유튜브에서 방송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는 (화질이) 1080p가 지원이 되는데 트위치는 720p로밖에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 송출을 하면 트위치 전속 파트너가 떨어지게 되고 구독하던 분들은 구독 아이콘이 없어진다. 채널에 비트 후원도 못하게 되면서 트위치 쪽 수익이 떨어지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여러분들이 고화질로 영상을 보고 제가 고화질 영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트위치를 떠나 다른 플랫폼에 정착한 방송인들도 적지 않다. 게임과 버츄얼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스트리머들이다. '태준이', '손오천', '하나나' 등은 최근 다른 방송 중계 업체인 아프리카TV로 자리를 옮겼다.

아직 트위치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스트리머들도 서비스 품질 저하로 플랫폼 이동을 계속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위치는 지난 11월 공지를 통해 클립, 이전 방송, 하이라이트, 업로드된 콘텐츠 등을 포함한 VOD(영상 다시보기)기능을 국내에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13일부터 국내 트위치에서는 VOD 콘텐츠 시청 및 생성 서비스가 중단됐다.

당시 트위치는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의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면서도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트위치는 앞서 9월 말에는 향후 트랜스코드(화질 조정)가 제공되는 한국 내 동영상은 원본 대신 최대 720p 화질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트위치의 움직임이 한국 내 정책 이슈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 '진화하는 규제 기준' 등의 표현을 사용한 점, 한국 내 서비스만 제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트위치 이용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적당히 악화돼야 버티든지 말든지 하지", "망 사용료 관련 규제 자체가 확정·철회된 것도 아닌 시기에 경고성으로 (화질을) 720p로 낮춰 한국 철수 방향성을 보여줬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트위치 측은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이 없고, 한국 철수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위치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사업하는 데 비용들이 많이 들어가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요금들이 있다"며 "요금에 대한 디테일을 말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트위치(본사)가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또) '망 사용료 이슈 때문에 VOD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해줬다"며 "문의가 많아 물어보니 한국 시장을 철수하고 그런 계획은 아직 없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위치가 국내에서만 서비스를 축소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 향후 어떤 움직임을 가져갈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도 트위치의 최근의 조치들은 한국 시장에 대한 내부의 변화된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인터넷 방송인들이 유튜브 등에 편집 영상을 올리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브 영상을 남겨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트위치가 핵심 기능을 중단했다는 것은 간판 스트리머들의 유출까지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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