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오 문혁’처럼 ‘시진핑 중국몽’도 한국 경제에 기회다

최두환 2022. 12. 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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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예측에 따르면 시진핑의 중국몽 정책 기조가 유발하는 중국 내수 회복 지연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시진핑의 중국몽 정책은 우리에게 긍정적 면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박정희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 당시,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이 아니고,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개혁개방 정책과 한국경제가 경쟁하게 되었다면 ‘한강의 기적’은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진핑의 중국몽은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처럼 한국에 또 다른 기회를 주고 있다.

그간 중국은 가격, 자원, 기술과 힘으로 세계 시장을 주물러 왔다. 하지만 중국몽으로 소비재는 모르지만 고급 기술제품의 시장은 내수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됐다. 외부 기술 유입은 어려워져, 그간의 빠른 성장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그간 펼쳐진 변화를 살펴보자. 방산, 원자력, 블록체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우리 방위산업은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에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결과다. 만약 중국이 서방 세계에 무기를 자유롭게 내다 팔 수 있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분명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몽 때문에 중국이 자국 무기를 서방에 팔기도 꺼림칙하고 서방이 이를 사기도 불편해졌다.

원전산업도 비슷한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원전산업 경쟁력은 지난 5년간 후퇴했다. 하지만 아직도 원전 건설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이며, 한국에 필적할 경쟁자는 중국밖에 없다. 이제 원전이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에 포함되면서 서방에서 원전 건설 붐이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한국이 가장 경쟁력을 가지게 됐고, 큰 성장이 예상된다.

블록체인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 블록체인의 2인자는 중국이었다. 가장 많은 채굴업체를 보유하고 있었고, 관련 기술과 거래시장도 세계 2위였다. 하지만 중국몽을 위한 블록체인 억제 정책으로 중국 블록체인 산업은 허물어져 가고, 어느새 한국이 2인자로 떠 올랐다. 만약 우리가 블록체인 분야를 키우려 블록체인 법제화에 앞서간다면, 중국몽 덕분에 이 분야도 우리가 세계를 호령할 수 있게 된다.

유엔 회원국 192국 중에서 30여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에 호의를 갖고 있다. 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은 전쟁 잿더미 속에서 단기간 부흥한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력은 이미 이탈리아를 넘어서서, 프랑스를 넘보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종전 후에 재건하려 한다면 세계에서 어느 나라를 파트너로 삼고 싶을까? 바로 한국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샘 리처드 교수에 따르면 후진국은 언제나 롤모델이 필요하고, 이 롤모델을 따라서 행동하고 싶어 한다. 자기 이익을 챙기려 혈안이 되어 있는 소위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그들이 국가 발전을 위하여 기댈 수 있는 롤모델이 바로 한국이다.

중국도 한때 롤모델 대상국의 하나였고 경제적 지원으로 여러 후진국에 영향을 미쳐왔다. 하지만 시진핑의 중국몽으로 모든 것을 삼키려 드는 중국에 비해, 그런 욕심을 부리지 않는 한국이 이제 훨씬 편안히 기댈 수 있는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시진핑의 중국몽이 한국 경제에 가져다 주는 기회가 분명 있다. 따라서 시진핑의 중국몽을 부정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동적 관점의 경제 운용을 가져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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