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주말휴무 폐지, 대구 이어 대전, 광주도 고민중…서울은
대구광역시가 내년부터 대형 마트의 의무 휴업일을 현재의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하면서 다른 지자체도 평일 휴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대전광역시가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할지를 놓고 대형 마트와 소상공인 의견을 취합하겠다고 나섰고, 광주광역시도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체들은 지난 2012년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된 이후 10년 만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21일 “대전 지역 대형 마트와 재래시장 현황과 매출 동향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대형 마트 일요일 휴무에 따른 지역 상인의 매출 감소 정도를 파악하고 여론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의무휴업 규제가 변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증시에서는 대형 마트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9% 넘게 상승했다. 롯데쇼핑도 최근 일주일 사이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177중 51곳 지자체가 평일 휴업… 더 늘어날 것”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 규정이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지자체장이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이 상생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각 시·군·구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일을 조례로 지정했는데 주로 한 달에 두 차례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것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지적이 끊이지 않고,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함께 인근 소상공인 매출도 연쇄 감소하는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지자체들이 속속 생겨났다.
현재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자체는 전국 177곳 중 51곳이다. 경기도에선 14개 시(市)군(郡)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옮겼고, 울산도 중구, 남구, 북구는 매월 둘째 수요일,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다. 제주도의 경우도 대형마트는 매월 둘째 주 금요일과 넷째 주 토요일에 의무휴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시 차원에서 이 같은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은 대구가 처음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3대 유통회사가 운영하는 전국 382개 대형마트 가운데 약 100곳이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일요일이 아닌 평일에 쉬고 있다”면서 “다른 많은 지역에서도 평일로 휴업일을 옮겨 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
서울시는 의무휴일 평일 전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소상공인들이 먼저 의무휴일을 평일로 전환하자고 변경을 요청한다면 논의가 가능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소상공인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전국 최대 소상공인 단체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일부 지역 단체와 협약을 맺어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형마트·전통시장 매출과 카드사 빅데이터 같은 통계를 활용해 대형마트의 일요일 휴업이 주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모색해 이젠 양쪽 모두 만족할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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