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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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에 나오는 고양이 가운데 '거스'(Gus)가 있다.
"몰락한 극장 고양이인 늙은 '거스'를 가장 좋아한다. 노인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21일 자 국제신문 10면 보도) 실제로 뮤지컬 '캣츠'에서 거스 연기를 맡는 배우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디테일'을 잘 표현하는 연기와 노래를 소화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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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에 나오는 고양이 가운데 ‘거스’(Gus)가 있다. 본명은 아스파라거스인데 고양이들한텐 너무 어려운 발음이라 그냥 거스라고들 부른다고, 거스의 동료 고양이 젤리로럼(Jellylorum)이 설명한다. 거스는 ‘캣츠’에서 ‘Gus, the Theater Cat’ 그러니까 ‘극장 고양이 거스’로 소개된다. 거스는 늙어서 은퇴한, 쓸쓸하고 약하고 외롭고 아픈 고양이다. 물론, 그는 한때 극장에서 스타로서 명성을 날리며 화려한 삶을 살았다. 그렇다, 과거에. 지금 말고.
강력한 허리 돌리기 춤을 선사하는 멋쟁이 럼 텀 터거(the Rum Tum Tugger), 마술 같은 도약과 실제 마술 솜씨를 보여주는 미스터 미스토펠리스(Mr. Mistoffelees),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는 머캐버티(Macavity), 노동으로 다진 건강한 경쾌함을 표현하는 스킴블쉥스(Skimbleshanks, the Railyway Cat)…. 원작자 T. S. 엘리엇 시인의 무량광대한 언어감각을 보여주는 절묘한 이름의 각양각색 고양이가 출연하는 ‘캣츠’에서 거스는 돋보이기 힘든 존재다.
그런데 ‘캣츠’에 나오는 고양이 중에 거스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공연에 2017년부터 올드 듀터로노미 역으로 출연하는 뮤지컬 스타 브래드 리틀은 국제신문과 서면으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몰락한 극장 고양이인 늙은 ‘거스’를 가장 좋아한다.… 노인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21일 자 국제신문 10면 보도) 실제로 뮤지컬 ‘캣츠’에서 거스 연기를 맡는 배우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디테일’을 잘 표현하는 연기와 노래를 소화해야만 한다.
거스가 ‘캣츠’에서 쓸쓸히 부르는 노래 한 대목이다. “요즘 작품들(modern productions)도 꽤 좋지. 그래도 말야, 내가 날리던 시절에 했던 끝내주는 작품들에는 못 미쳐….” 늙은 거스의 노래가 전하는 쓸쓸함은 ‘캣츠’의 예술성을 몇 배로 증폭시킨다. 거스의 노래를 통해 ‘캣츠’는 비로소 관객에게 삶의 이야기, 우리 이야기, 내 이야기로 한결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뮤지컬 캣츠 공연이 김해문화의전당(22~25일), 부산 드림씨어터(새해 1월 6~15일)에서 열린다.
‘캣츠’가 아니어도 부산시립예술단 연합공연 ‘크리스마스 캐럴’(23∼24일) 등 연말 부산의 특별 공연 차림상은 푸짐하다. 공연장에서 인생 작품을 건져보자.
조봉권 문화라이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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