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전국 눈길 교통사고 26건… 수도권 지하철은 ‘지옥철’로

김윤이 기자 2022. 12. 22. 03: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해고속도 차량 11대 연쇄추돌… 충남-대전 사고 운전자 2명 숨져
출근 인파 몰리며 지하철 지연 사태… ‘김포라인’ 탄 20대 호흡곤란 병원行
21일 오전 6시 44분경 남해고속도로 진례 갈림목 진출로에서 11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사고 차량들이 도로에 서 있다. 이날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려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빙판길 사고가 속출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21일 오전 수도권에 한때 시간당 2∼4cm의 강한 눈이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빙판길 교통사고가 26건 발생했다. 수도권 지하철은 출퇴근길 인파가 몰리면서 ‘지옥철’로 변했고, 만원 객차에서 승객이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 빙판길 사망사고 잇따라

경찰과 각 지역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 도로 위를 달리던 택시가 눈길에 미끄러져 3m 아래 하천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60대 택시 운전사가 숨졌다. 오전 7시 40분경에는 대전 유성구 도안지하차도에서 1t 화물차가 미끄러지면서 벽과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들이받았고, 40대 운전자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도로의 살얼음 때문에 화물차가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44분경 경남 김해시 남해고속도로 진례 갈림목(JC)에선 얼어붙은 도로를 달리던 차량 11대가 연쇄 추돌했다. 부산신항 방향으로 달리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앞차를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차량 10대가 잇따라 추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대형 차량 전복 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 40분경 경북 경주시 내남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서울 방면으로 향하던 25t 탱크로리가 사고가 난 차량을 피하려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전도됐고, 40대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오전 10시 8분경에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IC) 인근에서 25t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3m 아래로 떨어져 전복돼 운전자 등 2명이 부상했다.

초등학생들이 탄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19분경 서울 노원구 화랑대 사거리에서 초등학생 37명이 탄 통학버스가 미끄러져 신호등에 부딪쳤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 지하철 혼잡에 승객 호흡곤란

지하철 운행도 눈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6시 51분경 경기 김포시에선 차량기지에 있던 김포도시철도 전동차에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5대가 김포골드라인 노선에 투입되지 못했다.

평소에도 출퇴근시간대 승객이 많아 ‘지옥철’로 불리는데 배차 간격이 기존 3분 20초에서 4분가량으로 늘면서 출근길 혼잡도가 한층 높아졌다.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장모 씨(30)는 “사람이 너무 많아 탑승장 위층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며 “지하철이 한 대 오면 너도나도 밀면서 억지로 탑승하려는 모습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떠올라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오전 7시 48분경 김포공항역에선 혼잡한 객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이 여성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을 고려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택한 시민들이 몰리면서 서울 지하철도 일부 노선 운행이 10∼20분씩 지연됐다. 직장인 김모 씨(25)는 “출근길엔 공덕역 환승 통로에 승객이 평소의 3∼4배나 됐고, 퇴근길엔 여의도역 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데만 15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 학교 208곳 휴교나 등하교 시간 조정

자가용 출근을 택한 직장인들은 정체된 도로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경기 시흥시에서 안양시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김혜정 씨(26)는 “눈이 오기에 일찍 나왔는데도 길에 차가 꽉 차 출근 시간이 평소의 2배 이상 걸렸다”고 했다.

이날 낮까지 3.5cm의 눈이 쌓인 서울에선 제설 작업을 위해 동부간선도로와 상도지하차도, 북악산로 일부 구간이 한때 통제되면서 시내버스 몇몇 노선이 우회 운행했다. 골목길 등에선 낙상 사고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항공기 14편이 결항됐으며, 지방도로 28곳과 여객선 항로 6개가 통제됐다. 전국 학교 208곳은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업 또는 원격수업을 결정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김포=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