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가이드북이 영수증 공개한 이유는[정기범의 본 아페티]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2022. 12.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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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잡지는 기자들이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한 장소만 소개하며 이들 영수증은 사이트에 표시됩니다." 영어 단어로 '음식(Food)'과 '감정(Feeling)'을 합성한 '푸딩(Fooding)'이라는 잡지 표지(사진) 상단에 적힌 글귀다.
푸딩은 2003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1900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북'의 전통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프랑스 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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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잡지는 기자들이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한 장소만 소개하며 이들 영수증은 사이트에 표시됩니다.” 영어 단어로 ‘음식(Food)’과 ‘감정(Feeling)’을 합성한 ‘푸딩(Fooding)’이라는 잡지 표지(사진) 상단에 적힌 글귀다.
푸딩은 2003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1900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북’의 전통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프랑스 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이 잡지가 처음부터 고수해 온 정책은 ‘내돈내산’. 물론 암행어사처럼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취재하는 ‘미슐랭’, ‘고 미요’, ‘르베’ 등도 비용을 지불하고 평가서를 낸다. 여기에 푸딩은 사이트에 테스트한 음식의 영수증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미국 잡지 ‘뉴요커’는 푸딩을 창간한 알렉상드르 카마스를 1960년대 문학작품을 각색해 영화를 만드는 풍조를 비판하며 프랑스 영화의 새 주류로 떠오른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에 비유했다. 카마스는 인테리어와 몸값 비싼 셰프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레스토랑보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내놓는 레스토랑을 발굴해 소개한다.
‘미식 백과사전’이라는 콘셉트로 ‘On va d´eguster(우리 맛보러 갑시다)’ 시리즈를 내고 있는 프랑수아레지스 고드리의 가이드북도 특별하다. 매주 일요일 프랑스 ‘앵테르’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한 음식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스타 셰프들의 계보, 요리에 사용되는 원재료, 파리의 특색 있는 레스토랑, 프랑스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와인 리스트 등을 망라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 있는 프랑스인의 집에 한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2016년 장위그 브르탱이 개발한 ‘레쟁’은 내추럴 와인 숍과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 1300여 곳을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2만 명의 구독자를 둔 이 앱은 현재 전 세계로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2011년 처음으로 내추럴 와인을 접한 그는 내추럴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이 가이드북들은 그동안 서비스, 음식, 격식을 중시해 온 고급 레스토랑에 좋은 점수를 줘온 클래식한 가이드북과 달리 차별화된 콘텐츠와 참신한 기획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종이책 시장의 종말을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방송이나 인플루언서의 영상에 등장하기 위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매체에 소개해 준다는 이유로 음식 값을 치르지 않는 미식 전문가나 취재진도 적지 않다. 공정한 식당 평가의 시작은 ‘내돈내산’이다. 거기에 참신한 콘셉트와 치밀한 취재를 통해 얻은 콘텐츠로 승부하는 미식 가이드북이 우리나라에도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푸딩은 2003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1900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북’의 전통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프랑스 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이 잡지가 처음부터 고수해 온 정책은 ‘내돈내산’. 물론 암행어사처럼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취재하는 ‘미슐랭’, ‘고 미요’, ‘르베’ 등도 비용을 지불하고 평가서를 낸다. 여기에 푸딩은 사이트에 테스트한 음식의 영수증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미국 잡지 ‘뉴요커’는 푸딩을 창간한 알렉상드르 카마스를 1960년대 문학작품을 각색해 영화를 만드는 풍조를 비판하며 프랑스 영화의 새 주류로 떠오른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에 비유했다. 카마스는 인테리어와 몸값 비싼 셰프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레스토랑보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내놓는 레스토랑을 발굴해 소개한다.
‘미식 백과사전’이라는 콘셉트로 ‘On va d´eguster(우리 맛보러 갑시다)’ 시리즈를 내고 있는 프랑수아레지스 고드리의 가이드북도 특별하다. 매주 일요일 프랑스 ‘앵테르’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한 음식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스타 셰프들의 계보, 요리에 사용되는 원재료, 파리의 특색 있는 레스토랑, 프랑스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와인 리스트 등을 망라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 있는 프랑스인의 집에 한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2016년 장위그 브르탱이 개발한 ‘레쟁’은 내추럴 와인 숍과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 1300여 곳을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2만 명의 구독자를 둔 이 앱은 현재 전 세계로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2011년 처음으로 내추럴 와인을 접한 그는 내추럴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이 가이드북들은 그동안 서비스, 음식, 격식을 중시해 온 고급 레스토랑에 좋은 점수를 줘온 클래식한 가이드북과 달리 차별화된 콘텐츠와 참신한 기획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종이책 시장의 종말을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방송이나 인플루언서의 영상에 등장하기 위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매체에 소개해 준다는 이유로 음식 값을 치르지 않는 미식 전문가나 취재진도 적지 않다. 공정한 식당 평가의 시작은 ‘내돈내산’이다. 거기에 참신한 콘셉트와 치밀한 취재를 통해 얻은 콘텐츠로 승부하는 미식 가이드북이 우리나라에도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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