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내부의 적과 ESG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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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ESG 경영을 주창하지만 나라별 문화별 조직별로 ESG를 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생겨난다.
이 칼럼에서는 기업 '내부의 적'으로는 첫째, 지속가능성 혹은 ESG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이의 전략적 차원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구조와 거버넌스, 둘째,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통표준이 부재하다는 점, 이로 인해 프로세스와 측정지표들이 부정확하고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셋째, 전통적 패러다임, 즉 주주자본주의 틀에 갇혀 있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리더십, 마지막으로 경영프레임도 ESG 패러다임에 맞게 재설계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탓에 경영기술과 방법이 기존 프레임에 고착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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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ESG 경영을 주창하지만 나라별 문화별 조직별로 ESG를 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생겨난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확연히 눈에 띈다. 유럽은 환경규제 측면에서는 단연 진보적이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2022년 말에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도입할 예정으로 ESG와 관련한 기업의 비즈니스모델, 전략 및 공급망 관련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2023년 초에는 기후변화 완화, 생물다양성 보호까지 아울러 기업의 활동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 결정하는 6가지 기준을 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유럽의 ESG에 대한 관심영역이 더욱 확대·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관련 위험요소 공시를 표준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 공화당 의원 및 법무부 장관, 재계 로비단체로부터 만만치 않은 비난을 받는 실정이다. 실례로 2022년 6월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규제기관인 환경보호청(EPA)이 규제권한을 남용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미국 대법원이 동 기관의 환경규제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이렇듯 ESG를 추진하는데 간극이 생겨나는 이유는 뭘까. '하버드비즈니스 리뷰' 2022년도 9월호는 이런 간극의 원인을 조직 내부의 방해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야심차게 시작하지만 기업 '내부의 적'이 있어 도중에 중단하거나 고착화해 목표와 실천 사이에 많은 괴리감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칼럼에서는 기업 '내부의 적'으로는 첫째, 지속가능성 혹은 ESG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이의 전략적 차원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구조와 거버넌스, 둘째,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통표준이 부재하다는 점, 이로 인해 프로세스와 측정지표들이 부정확하고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셋째, 전통적 패러다임, 즉 주주자본주의 틀에 갇혀 있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리더십, 마지막으로 경영프레임도 ESG 패러다임에 맞게 재설계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탓에 경영기술과 방법이 기존 프레임에 고착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왜 여전히 현실에서 '그린워싱'이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우리의 ESG에 대한 이해가 왜 아직까지 표피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우주과학분야에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환경을 지구의 대기, 온도, 생태계와 비슷하게 바꿔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한다는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1942년 미국의 한 공상소설 작가가 명명한 이후로 1976년에는 화성을 테라포밍하기 위한 공식 학회까지 설립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ESG에 익숙하지 않은 종래 기업에 ESG 씨앗을 뿌려 ESG를 진심으로 실천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ESG포밍'(ESG-Forming)을 새롭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 속에 내재한 내부의 적을 떨쳐내고 ESG를 내재화한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돼야겠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렸다고 한다. ESG포밍은 바로 우리 자신, 우리 내부부터 시작해야겠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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