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투표 100%’ 논란 확산...장재원 “당심이 곧 민심” VS 유승민 “尹 1인 독재 사당”

김경호 2022. 12. 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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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대위원장 “룰 개정은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
'친윤' 장제원·김기현 “룰 개정 반대는 당원 폄훼”
이준석계 반발 지속...‘비윤 솎아내기’ 주장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100%’를 추진하는 것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주류 세력은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여론전을 펴고 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1인 독재 사당’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오전 국민의힘 최대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나 “룰 개정은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심 100%’ 룰 개정을 칭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100만이면 당심과 민심이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00만 당원 시대라는 건 선거의 다이나믹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다. 100만 당원 구성 비율만 보더라도 20대30대40대가 합쳐서 33%, 영남이 40%, 수도권이 37%다. 책임당원 수가 100만을 육박한다. 누구도 경선 결과를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같은 모임에 참석한 장제원 의원도 “당원께서 우리 당을 가장 아끼고 우리 당이 가장 잘 되기를 바라는 분들이 우리 당을 가장 헌신적으로 이끌고 또 우리 당을 잘 이끌 당 대표를 뽑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당원들과 괴리된 당 대표가 어떻게 우리 당을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냐”며 “이런 룰을 반대하는 분들은 우리 당원들을 폄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어떻게 당심이 민심하고 따로 가냐. 우리 당을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민심이 민심이냐. 우리 당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당헌 개정은 승부조작’이라는 비판에 대해 “선거법만 고치면 전부 승부조작인가. 공직선거법을 고칠 때마다 선거결과 승부조작이고 공직선거법은 평생 안 고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수는 규칙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에 있지 않고, 선수가 규칙을 이렇게 정해라 이게 불만이다, 저게 불만이다 하는 것은 선수의 자격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평소에 열심히 하고 자기 실력과 기량을 쌓아서 규칙에 따라 열심히 뛰어서 골 넣고 이기면 된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조수진 의원 역시 비대위 결정사항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당헌 개정의 책임은 이 전 대표에게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대표 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개정하는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남긴 여러 후유증 때문”이라며 “마지막까지 당을 계속 흔들고 어렵게 했지 않나. 그래서 이에 분노한 당원들이 너무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제2의 이준석 대표와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당원들의 공감대가 그만큼 크다. 그래서 당원 투표 100%가 도출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비윤 솎아내기’, ‘친윤 세력화’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당헌 개정 작업이 논의되던 시점부터 ‘유승민 죽이기’라며 반발해온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감독을 하고 ‘오다’를 내리고, ‘윤핵관’들이 완장을 차고 폭거를 저지르고 해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 ‘1인 독재 사당’을 만들려고 하겠나. 당을 100% 장악해 1년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윤석열의 사람을 심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언제 이렇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비슷하게 찍소리도 못하는 정당이 됐느냐. 정말 한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도 “당심 100%로 당대표를 뽑았던 게 18년 전 총재 시대 아니었나”라며 “이런 일방주의가 만연된 정당이 어떻게 다양한 민심의 바다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당원 100%와 결선투표제는 지금 상태에서는 누가 봐도 한 쪽으로 기울어진 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누가 이길지, 누구에게 유리할지보다 공당의 룰과 원칙이 갑자기 한순간에 바뀌면서 기울어진 룰로 만든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100만 당원 민심 반영’ 주장에 대해서는 “예전에 28만명 때보다야 많은 민심을 담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투표권을 가진 분들이 4000만명으로 100만명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당헌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정 당헌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의 투표 비중을 현행 70%에서 100%로 늘리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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