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투표 100%’ 논란 확산...장재원 “당심이 곧 민심” VS 유승민 “尹 1인 독재 사당”
'친윤' 장제원·김기현 “룰 개정 반대는 당원 폄훼”
이준석계 반발 지속...‘비윤 솎아내기’ 주장도
국민의힘이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100%’를 추진하는 것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주류 세력은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여론전을 펴고 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1인 독재 사당’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오전 국민의힘 최대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나 “룰 개정은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심 100%’ 룰 개정을 칭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100만이면 당심과 민심이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00만 당원 시대라는 건 선거의 다이나믹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다. 100만 당원 구성 비율만 보더라도 20대30대40대가 합쳐서 33%, 영남이 40%, 수도권이 37%다. 책임당원 수가 100만을 육박한다. 누구도 경선 결과를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같은 모임에 참석한 장제원 의원도 “당원께서 우리 당을 가장 아끼고 우리 당이 가장 잘 되기를 바라는 분들이 우리 당을 가장 헌신적으로 이끌고 또 우리 당을 잘 이끌 당 대표를 뽑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당원들과 괴리된 당 대표가 어떻게 우리 당을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냐”며 “이런 룰을 반대하는 분들은 우리 당원들을 폄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어떻게 당심이 민심하고 따로 가냐. 우리 당을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민심이 민심이냐. 우리 당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당헌 개정은 승부조작’이라는 비판에 대해 “선거법만 고치면 전부 승부조작인가. 공직선거법을 고칠 때마다 선거결과 승부조작이고 공직선거법은 평생 안 고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조수진 의원 역시 비대위 결정사항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당헌 개정의 책임은 이 전 대표에게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대표 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개정하는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남긴 여러 후유증 때문”이라며 “마지막까지 당을 계속 흔들고 어렵게 했지 않나. 그래서 이에 분노한 당원들이 너무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제2의 이준석 대표와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당원들의 공감대가 그만큼 크다. 그래서 당원 투표 100%가 도출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비윤 솎아내기’, ‘친윤 세력화’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당헌 개정 작업이 논의되던 시점부터 ‘유승민 죽이기’라며 반발해온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감독을 하고 ‘오다’를 내리고, ‘윤핵관’들이 완장을 차고 폭거를 저지르고 해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 ‘1인 독재 사당’을 만들려고 하겠나. 당을 100% 장악해 1년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윤석열의 사람을 심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언제 이렇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비슷하게 찍소리도 못하는 정당이 됐느냐. 정말 한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도 “당심 100%로 당대표를 뽑았던 게 18년 전 총재 시대 아니었나”라며 “이런 일방주의가 만연된 정당이 어떻게 다양한 민심의 바다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당원 100%와 결선투표제는 지금 상태에서는 누가 봐도 한 쪽으로 기울어진 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누가 이길지, 누구에게 유리할지보다 공당의 룰과 원칙이 갑자기 한순간에 바뀌면서 기울어진 룰로 만든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100만 당원 민심 반영’ 주장에 대해서는 “예전에 28만명 때보다야 많은 민심을 담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투표권을 가진 분들이 4000만명으로 100만명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당헌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정 당헌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의 투표 비중을 현행 70%에서 100%로 늘리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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